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외국환평형기금의 내년 누적손실규모가 3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내년 말 외국환평형기금 채권 발행잔액이 99조4천400억원에 달해 이에 따른 이자지급액도 4조7천991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9일 재정경제부와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등에 따르면 외국환평형기금은 원화조달과 달러운용으로 인한 구조적 금리 역마진에 따른 이차손실과 환율하락에 따른 평가손실 등으로 지난해까지 누적손실 규모는 26조346억원을 기록했다.
또 재경부가 제출한 기금운용계획안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의 당기순손실은 각각 2조6천766억원, 2조3천65억원 등으로 큰 폭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국회 재경위가 기획예산처 예산편성지침에 따라 원.달러 환율을 920원으로 가정해 산출한 것으로 내년 말까지 외평기금의 누적손실은 31조177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더욱이 최근 기금의 달러운용수익 기준이 되는 미국 정책금리가 0.5%포인트 인하돼 국내 정책금리보다 0.25%포인트 낮아지는 등 금리 역마진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이 920원보다 오르지 않는 한 당기순손실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재경위는 내다봤다.
아울러 외평기금 채권발행 잔액은 올해말 89조6천500억원에서 내년말에는 99조4천400억원으로 늘고 이에 따른 이자지급액은 올해보다 7천195억원(17.6%) 증가한 4조7천99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재경위는 "재원마련을 위한 국가채무 증가와 이차손 누적으로 인한 기금의 손실규모 확대와 같은 부정적 측면도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시장 개입여력의 확보와는 별개로 실제 시장개입에 있어서는 기금의 재무건전성을 감안해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경위는 또 "외국환평형기금의 적자 누적은 기금재정의 불안정성을 증대시켜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여력에 대한 시장신뢰를 저하할 수 있으며 누적된 국채잔액으로 인해 늘어난 이자지급을 위해 다시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악순환이 야기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재경위는 한국투자공사(KIC) 위탁 등 자산운용의 다변화를 통해 외화자산의 운용수익률을 높이고 과거 체결한 역외선물환(NDF) 등의 파생거래는 만기연장시 환율변동에 따라 손익이 실현된다는 점에서 거래규모의 단계적 축소 등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일 달러당 913.70원으로 종가 기준으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8일에는 914.60원으로 마감하는 등 정부가 기금운용계획안에서 상정한 920원보다 낮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