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부채비율·종업원수·기업연령 등 총체적인 구분 필요"
최근 주식회사 외부감사 대상기업의 범위기준인 자산 70억원 기준을 상향·완화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 단순한 자산규모에 따른 규정 완화는 기업투명성제고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자산규모와 같은 기업의 양적인 측면이 아닌 질적인 측면을 고려한 외감대상 기준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정영기 홍익대 교수는 12일 여의도 한영회계법인 빌딩에서 개최된 한국회계학회 '2007 회계감사 심포지엄'에서 숭의여대 조현우 교수와 공동발표한 '자산규모에 의한 외부감사 대상 기준이 적절한가'라는 제하의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정 교수는 "최근 금감원 등 금융감독당국에서 외부감사 의무화기준의 완화의견을 제기하고 있고, 중소기업관련 단체 등은 70억원의 기준을 100억원 이상으로 조정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단순히 금액기준을 상향조정한다면 많은 기업들이 감사대상에서 제외되면서 100억원 미만의 기업 중에서도 종업원수가 많거나 이해관계자가 많은 기업들의 회계투명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에 따르면 금년 6월 현재 1만7564개인 외부감사대상 기업을 자산총액기준 100억원으로 상향할 경우 3405개사가 외부감사 면제를 받게 된다.
그는 "자산총액 70억원의 기준을 올린다고 하더라도 그 이하의 기업 중 이해관계자가 많은 기업들의 경우에는 감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등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외감법상 감사대상 범위를 70억원으로 규정하고 있는 현행 규정은 기업의 질적인 측면이 고려되지 않은 채 양적인 측면만 고려한 것으로 신뢰성 있는 재무정보를 필요로 하는 정보이용자인 투자자 및 채권자를 비롯해 과세당국, 종업원 등 기업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회계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률적인 자산규모에 의한 외부감사대상 기업의 결정보다는 자산총액기준 외에 종업원수, 기업연령, 대주주지분율, 자본금 규모, 이연법인세비용, 부채비율, 영업현금흐름, 매출액, 매출채권 및 매입채무의 규모 등 기업의 특성과 질적인 측면을 고려해 반영할 경우 보다 효과적인 외부감사대상기업을 선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연구결과 자산총액기준과 매출채권 및 매입채무의 합계로 측정된 거래규모 기준을 도입할 경우 적절한 구분기준으로 나타났다"며 "이러한 기준은 주된 정보이용자인 투자자 및 채권자를 비롯해 종업원, 소비자 등 일반 대중과 과세당국 등 기업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보호와 회계투명성 제고 목적을 충족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