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성 강화조치 병행, 국세청에 모든 정보 공시"
심상정 의원 "재벌 합법적 승계 악용소지 다분"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7일 재경부가 발의한 공익법인의 동일 기업 주식 출연 취득 제한을 완화시킨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에 대해 특정그룹과 전혀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권 부총리는 1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재경부 국감에서 "이번 제도 개편의 근본 취지는 기부문화와 공익법인을 활성화하려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제도 개편이 재벌의 지배권 확대와 경영권 승계로 악용될 가능성에 대해 "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해 공익법인을 안 거쳐도 재벌 총수가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어 공익법인을 통한 영향력 확장은 과거에 비해 줄었다"고 답변했다.
특히 그는 "공익법인 활성화는 제도 개편과 함께 투명성을 강화하는 조치가 병행되어야 한다"며 "이것은 국세청 홈페이지를 통해 모든 정보가 공시되기 때문에 거기서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기부문화와 공익법인이 활성화돼 있는데 많은 나라의 경우 (공익법인의 주식 출연에 대한)제한이 없고 미국이 20%, 일본이 50% 정도"라고 덧붙였다.
현재 재경부가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은 공익법인의 경우 동일 기업 주식 출연 취득 제한을 현행 5%에서 20%로 완화하고, 계열기업 주식보유 한도를 공익법인 총재산가액의 30%에서 50%로 완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심상정 의원은 이날 열린 국회 재경위의 재경부에 대한 국정감사 오전 질의에서 정부의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한 공익법인의 주식 등 출연 취득 제한을 완화하는 상속·증여세법은 '재벌 봐주기'라며, 기부문화를 활성화보다 재벌지배권 확대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삼성의 에버랜드CB 헐값 발행, 현대차의 글로비스 등 재벌의 지배구조가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익법인의 계열사 주식 보유한도를 늘리는 것은 상속·증여세 부담 없이 그룹의 지배권을 강화시켜주는 것"이라며 "합법적 승계방편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