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부정부패 척결에 성역없다" 강력 메시지
전군표 국세청장의 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과 국세청장간에 치열한 기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양측간 신경전은 전군표 청장이 검찰수사를 불신하는 발언을 하면 검찰이 되받고 전 청장이 이를 반박하면 검찰이 더욱 강한 어조로 맞받아 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26일 전군표 국세청장의 출.퇴근길 발언에 대해 급기야 공개적으로 강력 대응하고 나섰다.
부산지검의 정동민 2차장 검사는 전군표 국세청장이 이날 출근하면서 한 '정신이 나간 사람의 진술'이라는 발언에 대해 "큰 실수한 것 같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미 이야기했듯이 (정 전 청장은) 인간적인 고뇌가 엿보였고 고민해가면서 진술한 것이다. 내가 직접 (정 전 청장을) 만나봤다"며 "최소한 지킬 것은 지켜야지.."라며 국세청장의 발언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검찰의 이 같은 강경대응은 수사에 자신감을 보여주면서 앞으로 진행될 전군표 국세청장에 대한 압수수색과 소환 등을 앞두고 기세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힘겨루기의 시작은 지난 24일 오전 출근길에 전군표 청장이 "아침 신문을 보니까 무슨 거대한 시나리오 같이 만들어지는 느낌이 든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부산지검은 25일 수사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 수사를 성역없이 엄중하고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며 강력한 수사의지를 밝혔다. 그동안의 수사 브리핑에서 읽을 수 없던 강력한 메시지였다.
이 자리에서 검찰은 "정 전 청장의 진술은 인간적인 고민끝에 매우 진지하고 성실하게 이뤄졌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가장 예민한 국세청장의 소환문제도 언급했다.
이날 정 차장 검사는 "소환하게 되면 검찰수사 역사상 현직 국세청장의 소환은 처음이 될 것"라고 말한 뒤 "소환 문제는 한 번 조사하고 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해 소환이 이뤄지면 사법처리 절차를 밟을 것임을 강력 시사했다.
여기에 26일 아침 출근길 전군표 청장의 발언이 검찰을 더욱 자극했다.
전 국세청장은 이날 출근길에 금품 수수 사실을 부인하면서 "복잡한 김상진은 어디 가고 전군표만 남았느냐. 궁지에 몰려 있는 정신이 나간 사람의 진술 아닙니까"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검찰은 24일 국세청장이 발언한 '거대한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발끈했다.
정동민 2차장검사는 "여기는 수사기관이지 시나리오를 쓰는 방송국이 아니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이어 "(국세청장이) 막말을 해서..길게 왈가왈부할 것은 아니지만. 사람이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고도 했다.
정 차장 검사는 "비아냥거림이 아니라 (국민들이) 오해를 하게 해서는 안된다.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원칙에 따라 진지하게 수사에 임하고 있다. 시나리오는 말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부 언론에서 6천만원 가운데 3천만원만에 대해 정황증거를 확보했다는 보도에 대해 "근거가 없고 분리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해 뇌물수수에 있어 특가법을 적용받는 5천만원 이상이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수사에 한껏 자신감을 보였다.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상당한 수준 확보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부정부패척결이라는 검찰 본연의 임무를 강조하면서 '성역없는 수사의지'를 다짐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진다.
소환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검찰과 국세청장의 신경전이 앞으로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