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원 쌍용그룹 명예회장의 62억원 비자금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30일 예금보험공사가 우리은행을 통해 공적자금이 들어간 쌍용양회에 대해 다시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0일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은 예보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쌍용양회에 우리은행을 통해 공적자금이 들어왔는데 (공적자금이 투여된)은행이 관리하는 기업에 대해 예보도 연관이 있다"며 "(비자금과 공적자금이)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지 있는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그 때 다 받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다시 조사할 의지가 있느냐"고 말했다.
이에대해 최장봉 예보 사장은 "(당시)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었다"며 "검찰 수사를 통해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면 다시 조사하겠다"고 답변했다.
김 회장의 비자금이 검찰 수사에서 공적자금으로 판명될 경우 예보가 자체적으로 재조사해 과거에 부실책임조사 과정에서 제대로 받지 못했던 자금을 다시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에 따르면 예보가 쌍용양회와 관련 공적자금 조사를 벌였던 2004년 당시 회사가 자체적으로 274억원 손해배상을 (김 회장에게)제기한 사실을 확인하고 법원이 231억원을 배상토록 강제 조정했다.
횡령 등으로 회사에 손실을 끼친 경우에는 회사가 반환소송을 할 수 있으나, 현재 법률상 예보와 자산관리공사의 공적자금 회수대상이 아니다.
이종구 의원은 "김석원 쌍용양회 명예회장의 비자금 사건이 발생하고 있고 김우중 은닉재산 환수소송에서 패소해 오히려 은닉재산을 합법화시켜 주는 등 예보가 부실책임자들의 재산은닉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공적자금 회수에 큰 차질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예보는 2001년 김우중 회장의 아도니스골프장 주식 등 5건에 해당하는 1028억원의 재산을 발견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했지만, 올 현재 이 골프장 주식 3건 등 224억원은 패소, 종결된 상태다.
또한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도 예보의 부실책임조사가 부실했던 것을 비판하며 해외로 재산을 은닉하는 사례 등에 대해서도 해외 회수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부실책임조사와 관련) 쌍용양회 사건과 비슷한 사례가 비일비재할 것이다"며 "부실책임조사를 실시해 16조7000억원 손해봤는데 2000억원 회수했고 이중 변호사 비용이 340억원이라 변호사 좋자고 회수한 것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최 의원은 예보의 해외 회수 실적 9건(32억원)에 대해 "외환위기 이후 10년 정도가 지났는데 아직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돈을 빼돌린 것이 언제인데 (그들이) 기다리고 있겠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사장은 "사실 초기에는 국내 700개 기업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해외에 충분히 시간을 갖지 못한 점이 있다"며 "그러나 자료를 갖고 있기 때문에 시간은 늦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예보는 작년 9월 전담 T/F팀을 구성해 해당 팀장, 변호사, 직원 등 7명을 중심으로 미주 지역부터 해외에서 회수를 하고 있는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