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합격수기] 고백진-(주)에너텍 경영지원팀 팀장(한양대 회계과 졸)

고통스런 수험생활을 극복하고 합격의 영광을 안게 될 그 날까지 수험생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금까지의 수험생활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고자 한다. ■ 수험생활 및 공부방법 (1) 세무사 도전

회계학을 전공했던 나는 예전부터 언젠가는 회계사에 도전해 봐야지 하는 생각만 막연히 가지고 있었을 뿐 주위 환경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다가, 샐러리맨 생활에 대한 회의와 매너리즘에 빠져 생활하던 중, 문득 지금 도전하지 않으면 영원히 도전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수험생활을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재무회계파트에서 9년 남짓 실무를 하고 있던 나에게는 나이, 경력, 장래계획, 직업에 대한 매력 등을 볼 때 회계사보다는 세무사가 적격이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좀 더 일찍 시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훌륭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2) 1차 시험

수험생활은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최소 2년 최대 3년을 목표로 잡았다.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해야 했기에 그 당시 모 학원에서 처음 시도했던 주말 종합반이 나에겐 안성맞춤이었다. 일요일엔 하루종일 수업을 듣고 평일과 토요일엔 전주에 배운 내용을 복습하는 식이었다.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 하다보니 복습도 벅차 예습은 꿈도 못 꿀 판이었다. 새벽 6시에 기상하여 출근 전 8시까지, 퇴근 후 저녁식사를 마친 9시부터 12시까지, 하루 5시간 정도 공부 한 것 같다. 너무 쉽게 봤던 탓이었던지, 절대시간이 부족했던지 결국 6개월 공부 후 첫 번째 도전한 1차 시험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어차피 2년 또는 3년을 목표로 했으므로 다시 마음을 다잡고 공부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시험 3개월 전에 회사에 양해를 구해 휴직하고 공부에만 매진한 결과 1차 합격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과목별 공부방법]

① 영어

많은 수험생 분들이 그러하듯이 가장 취약한 과목이었다. 어휘와 독해가 합격의 관건이라 판단하고 손바닥만한 고등학교 수능 단어집을 구입하여 항상 휴대하면서 지하철, 버스, 화장실 등 틈만 나면 암기했다.

그 다음으로 CPA.CTA Vocabulary(서명아 저), 핵심동의어 막판총정리 333선(신성일 강의)으로 어휘를 정리했으며, 문법은 기출문제 유형 중심으로 공부했다. 왕도가 없는 과목이므로 매일매일 꾸준한 시간 확보와 반복만이 합격의 유일한 해결책일 것이다.

② 상법, 재정학

상법은 세무사 회사법전(이상수 저)과 세무사 회사법(이상수 저), 재정학은 재정학(최영한 저)을 2회독하고 기출문제를 포함한 많은 문제들을 풀어보았다.

특히 재정학은 예전엔 전략과목이었으나 올해와 작년에 비추어 볼 때 이제는 합격점수를 하회하여 도리어 평균점수를 깎아먹는 과목이 될 가능성도 커졌다.

기출문제나 많은 문제를 접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서를 정독하여 충분한 이해를 통해 응용력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③ 세법개론

11월까지는 세법개론(임상엽.정정운 저)을 이해위주로 2회 정독하고 1월부터는 객관식 세법을 중심으로 세법개론을 병행하여 공부하였다.

객관식 세법을 풀다가 막히는 부분은 세법개론을 다시 보고 문제를 다시 풀어보고를 반복하여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도록 노력했다.

또 한가지, 실전에서나 1차 시험 임박해서는 전략적으로 계산문제를 패스하고 이론문제 위주로 공부했지만, 평소에 계산문제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차 시험(회계학 2부)을 준비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④ 회계학

회계학을 전공했음에도 첫 번째 1차 시험에서 예상보다 아주 실망스런 점수가 나왔다. 아마도 전공과목이고 실무경험도 있었으므로 만만하게 보았던 게 원인이었던 것 같다.

1차 시험 결과 발표 후 1달 정도 쉰 다음 곧바로 2개월 코스의 중급회계 주말 단과반을 수강했다. 가장 점수가 낮게 나온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한 게 주효하여 두 번째 1차 시험에서는 고득점으로 합격에 이를 수 있었다.

1월 초까지는 중급회계(송상엽외 저)와 원가관리회계(송상엽외 저) 기본서를 연습문제까지 꼼꼼하게 풀어보았고, 그 이후에는 객관식 교재로 공부하였다.

회계학은 다른 과목과 달리 1, 2차 구분이 그리 심하지 않기 때문에 1차를 준비할 때 철저하게 준비한다면 2차 공부 때 훨씬 수월함을 느낄 수 있고 그만큼 다른 부진한 과목에 시간투자를 더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3) 2차 시험

1차 합격 후 휴직을 연장하고 2차 시험을 치렀지만 예상대로 낙방했다. 가답안이 나오고 들뜬 마음에 친구들 만나고 그냥 허비한 2주일이 뼈아프게 느낀 건 떨어지고 나서였다. 어느 선생님 말씀처럼 하루만 기뻐하고 곧바로 2차 준비에 들어갔어야 했었다.

아무튼 동차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기에 주위 상당수의 동차생들이 중도포기 하거나 경험삼아 보겠다는 생각과 달리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했다. 비록 동차에는 실패했지만 그 3개월이 채 안되는 공부기간이 없었다면 아마 유예 기간에도 합격을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동차 때에  절대 포기하지 말기를 권고한다. 그 기간 동안 얼마나 충실히 보냈느냐에 따라 수험생활을 단축시킬 수도 연장할 수도 있음을 물론이거니와, 유예기간 동안 남보다 훨씬 수월하고 부드럽게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도 직장 때문에 유예 주말종합반을 신청해야 했다. 일부 뛰어나신 분들을 제외하고는 직장생활과 2차 준비를 동시에 한다는 것은 상당한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 들어 1월부터는 아예 사직을 하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직장생활과 병행하며 수강했던 1기 주말종합반, 사직한 후 2기, 3기 주말종합반을 계속해서 수강했다. 모든 과목의 공부 스케쥴을 주말종합반 진도에 맞춰 진행했다.

하루의 일과는 회계학 1부 3시간, 회계학 2부 3시간, 세법학 1, 2부 4시간 정도를 과목별로 안분하여 당일 계획된 진도를 못 마치더라도 순서대로, 매일매일 지키려고 노력했다.

[과목별 공부방법]

① 회계학 1부

앞서 언급했듯이 1차 준비를 비교적 잘 한 덕분에 2차 준비 과정은 많이 수월했던 것 같다. 재무회계 Ⅰ,Ⅱ,Ⅲ(임태종, 이배식 공저)를 기본서로 하여 정독하고 예제-연습문제- 예제-연습문제를 반복해서 공부했다.

모든 과목에서 동차 때는 시간이 부족하므로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유예 때는 절대로 소홀히 하는 단원 없이 전 부분을 골고루 공부하기를 당부한다.

올 해 회계학 1부의 경우 출제빈도가 낮거나 최근 기출된 부분이라 하여 소홀히 한 수험생들은 상당한 낭패를 보았으리라 생각한다.

② 회계학 2부

회계학 2부는 단기간에 점수가 오르는 과목이 아니다. 기초를 튼튼히 하고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실력이 한단계 레벨업 되어 있음을 느끼는 과목이다.

기초가 탄탄하지 못했으므로 3월, 4월은 주말종합반과 별도로 세무회계연습 Ⅰ, Ⅱ(김광윤, 정우승 공저)를 신청하여 수강했다.

기초가 어느 정도 탄탄해지자 모의고사 성적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항상 시간부족으로 몇 문제는 손도 대지 못하고 제출했던 것을 5월부터는 시간이 부족하지 않게 되었다. 또한, 답안 작성요령을 꾸준히 연구하여 간결한 답안작성으로 불필요한 시간낭비 요인을 줄일 수 있었다.

③ 세법학 1부, 2부

2차 공부를 막 시작했을 때 방대한 양과 답안 작성요령을 몰라 막막하기만 했던 과목이다. 초기에는 세법학Ⅰ, Ⅱ(정정운 저)를 기본서로 하고 세법학 연습(정정운 저) 문제의 모범답안을 무조건 답안지에 똑같이 작성해 보았다.

그러나 매주 모의고사는 엉뚱한 답안을 작성하는 한이 있더라도 기본서를 전혀 보지 않고 제출했으며, 모의고사 후에는 문제와 답을 여러 번 읽고 기본서와 Impact 세법학(유은종 저)으로 확인하였다.

중요논제를 목차와 키워드 중심으로 암기하였으며 시험에 임박해서는 그동안 보아왔던 모의고사로 최종 정리하였다.

■ 몇가지 팁
 
① 건강에 유의하기

모두가 알다시피 수험생활 최대의 적은 병이다. 한때 건강이 좋지 않아 약 한 달 정도 공부를 쉰 적이 있었다. 그 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그 후 매주 3일은 꼬박꼬박 1시간 이상 운동을 함으로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건강 보조제를 복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② 휴식시간 갖기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 같은 경우 시험 2달 전까지는 주말종합반이 끝나면 월요일 하루는 가능하면 휴식을 취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함으로써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에너지를 충전하여 남은 6일 동안을 집중적으로 공부한다면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③ 궁금한 것은 바로바로 해결하기

혼자 공부를 하다 보면 모르거나 궁금한 것이 있을 것이다. 그럴 경우 혼자서 해결하려고 끙끙대거나 같은 수험생과 상의하지 말고 선생님에게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메일, 전화 등) 바로바로 질문하기를 권한다.

혼자 해결하려고 괜히 시간낭비 하거나 같이 모르는 사람들끼리 갑론을박 하지 말라는 것이다. 선생님들을 귀찮게 하면 할수록 합격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기억하자.

④ 자투리 시간 활용하기

버스나 지하철 안, 출퇴근 시간, 화장실 등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기를 바란다. 그 시간에 볼 수 있는 책을 정하여 잘 활용한다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⑤ 부족한 과목 집중적으로 파고 들기

각자가 나름대로 부족한 과목이 존재한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부족한 과목은 여유가 있을 때 동영상 강의나 단과반 강의 등을 통해 반복해서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 완전하게 정복하여야 한다. 부족하다고 생각한 재무회계(1차), 회계학 2부(2차) 등을 집중적으로 공부하여 좋은 점수로 합격할 수 있었다.

⑥ 경제신문 읽기

하루에 10분 정도만 투자해서 인터넷 등을 통해서라도 경제신문 읽기를 권장한다. 경제신문을 가볍게 쭉 훓듯이 읽다 보면 시험과 관련있는 기사가 가끔 등장한다.

작년의 경우 특별소비세법에서 탄력세율 제도의 도입취지 및 이의 적용으로 인한 효과 라는 문제가 출제되었는데 경제신문에 아주 자세하게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

올해의 경우에도  상속세법에서 비상장주식의 물납시 문제점에 대하여 1월 경에 자세하게 설명한 기사가 나왔었다. 많은 도움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 글을 마치며

나름대로 수험생활의 기억을 떠올리며 두서없이 정리해 보았다. 개개인마다 본인이 처한 위치, 환경, 실력 등이 각기 다르고 공부방법도 다양하리라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느냐 인 것 같다. 다른 사람을 상대적으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해야만이 합격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본인에게 적합한 교재와 강의, 공부방법 등을 선택한 후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반복해서 공부한다면 분명 합격의 영광을 가져다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끝으로, 나를 끝까지 믿어준 가족들과 친구들, 특히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동구, 함께 격려하며 힘이 되어 준 일주를 비롯한 많은 동료 수험생들과 선생님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내년에 꼭 합격하리라 믿는 동생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건승하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