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불명예스런 4연패를 기록했다. 지난 2004년 10억이상 고액·상습체납자 명단공개가 실시된 이래 올해까지 4차례 명단공개에서 단 한 번도 최상위 체납자 자리를 내어주지 않고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는 것.
국세청은 22일 정태수 전 회장을 비롯한 고액·상습체납자 3046명의 신상명세가 적힌 명단을 국세청 홈페이지와 각 일선 세무서 게시판, 관보를 통해 일제히 공개했다.
명단이 공개된 3046명 중 개인체납자는 1618명으로 이들이 체납한 세금의 액수는 총 6조8938억원에 달했다. 1인당 평균 체납액은 42억6000만원.
국세청은 이들 명단 이외에 별도로 개인 고액체납자 상위 10명의 명단과 체납액, 세목, 체납원인 등을 공개했다. 상위 10명에 속한 개인 고액체납자들이 무려 7015억원이었다.
□ '한보一家' 체납액 2870억원=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은 증여세 등 2225억원을 내지 않아 고액체납자 최상위에 랭크됐다. 지난 2004년 첫 공개시 정 전 회장은 1500억여원의 체납액을 기록했지만 이후 체납액은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었다.
정 전 회장이 운영하던 한보그룹은 지난 1997년 과다한 차입경영 등으로 5조원의 부실채권을 안은 채 쓰러지면서 IMF외환위기라는 대혼란의 신호탄이 됐었다.
한편 정 전 회장의 아들인 전 한보철강공업 대표 정보근씨도 증여세 등 645억원을 아직까지 납부하지 않아 올해 명단공개 대상에 다시 포함됐다. 이들 한보一家가 내지 않은 체납세금의 액수는 총 2870억원이다.
정 전 회장에 이어 최순영 전 대한생명보험 대표이사도 종합소득세 등 1073억원을 내지 않아 랭킹 2위에 등재됐다. 정 전 회장과 최 전 대표이사는 2004년, 2005년과 2006년에 이어 4년째 나란히 1, 2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645억원 체납으로 3위를 차지한 정보근씨에 이어 금지금 업체 운영에 가담한 이홍용씨가 부가가치세 등 563억원을 체납 4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종소세 등 470억원을 내지 못한 정현준씨(전 한국디지털라인)가 체납 랭킹 5위를 차지했다.
신규로 명단이 공개된 금지금 사업자 김상일씨는 부가가치세 등 457억원을 내지 않아 단숨에(?) 고액체납 랭킹 6위로 뛰어 들었다. 이와 함께 전길동(402억원), 손몽필(398억원), 백윤택(398억원), 김철호(신규, 384억원)씨 등도 각각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