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직원인 정상곤 前부산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8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군표 前국세청장은 "돈을 받았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전씨는 이날 부산지방법원 301호 법정에서 제5형사부 고종주 부장판사 주재로 열린 1차 공판에서 매우 차분한 어투로 부산지검의 공소사실을 또박또박 부인했다.
전씨는 지금의 심경을 묻는 판사의 질문에 대해 "국가 기관의 장이 아니라 일개 개인이라도 이런절차로 구속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6개월간 8000만원을 인사청탁명목으로 받았다는 것인데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세청장이 아무리 썩었다해도 6개월동안 인사청탁 대가로 8000만원이란 돈을 받았겠는가. 만약 돈을 받았다면 인사에서 한 번도 봐주지 않은 것은 말도 안된다"며 뇌물수수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이어 "집이나 사무실에서 결코 적지 않은 돈을 서류봉투와 4각 파일철에 담아 방호원이나 비서 등 사람들의 눈을 피해가며 주었다는 것도 맞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특히 "(정상곤씨의 진술은)서울에 온 날짜 즉 취임일과 연찬회 등으로 짜맞췄다"며 "사실이 아닌 만들어진 것이며, 공판과정에서 사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소사실 인정여부와 관련 전씨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관되게 부인하고, 지난해 7월18일 취임식 날 받은 혐의에 대해선 "취임식 날인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CCTV를 복원해 정상곤씨를 만난 사실이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그는 이와 관련된 지난해 10월10일 집무실에서 2000만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 "만난 사실조차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선 정상곤씨 사건과 병합심리로 정씨와 전씨간 날선 공방이 예상됐으나, 전씨 변호인측이 "피고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증인심문이 필요한 만큼, 정씨의 뇌물공여사건과 분리시켜 진행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나란히 법정에 서지 못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검찰이 기소요지진술과 변호사측의 반박 심문이 이어질 예정이었으나 검찰이 "증거기록 정리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요청하고, 변호인 측도 "검찰의 증거기록을 아직 보지 못했다"는 이유가 겹쳐 오는 12월21일 2차 공판에서 속행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