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회피 의도 있는 주식 명의신탁, 과세 정당"
사위가 장인에게 주식을 맡기고도 '조세회피 목적'이 아니라는 이유로 증여세를 내지 않고, 국세청에 대해 잇따른 불복을 제기해봤지만, 결국 세금을 내야 한다는 심판 결정이 내려졌다.
4일 국세심판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998년 사위 B씨의 비상장주식 1만2000주를 실명전환 신고하고, 1999년에는 4만주를 유상증자로 취득했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지난해 10월 A씨에 대한 증여세 조사결과 주식 5만2000주의 실제 소유자를 사위 B씨로 밝혀내고, 이를 명의신탁재산으로 보아 A씨에게 총 1억2285만원의 증여세를 내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A씨는 주식의 유상증자대금을 직접 불입하는 등 주식의 실제 소유자가 자신이며, 설령 명의신탁재산이라도 조세회피 의도가 없으므로 증여세를 부과해야 할 수 없다고 맞섰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제45조의 2)에는 재산의 실제 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경우에는 그 재산가액을 명의자가 실제 소유자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보며(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조세회피목적 없이 타인의 명의로 재산을 등기한 경우 등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
결국 A씨는 조세회피 의도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난 4월 국세청의 과세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을 거쳐 6월에는 국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문제는 조세회피 목적에 대한 입증책임이 명의자에게 있다는 점(대법원 2005두3882, 2005.7.22). 이와 관련 주식 명의자인 A씨는 이사회의사록, 본인 명의의 예금통장 사본, 주주명부 등을 제시하면서 조세회피 목적이 없었고, 유상증자 대금을 본인이 자력으로 불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세심판원은 "A씨가 제시한 증빙에는 주주로 등재돼 있는 사실, 유상증자에 참여한 사실 등이 기재돼 있지만 A씨가 주식의 실제 소유자라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뒷받침되지 않는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심판원은 결정문에서 "A씨 명의의 주식은 명의신탁재산으로 봐야 하며 조세회피 의도가 없었다는 A씨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국세청이 A씨에게 증여세를 부과한 처분은 달리 잘못이 없다"고 못박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