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종사직원들 사이에서 예전부터 구전되어온 자기네들만의 희망관서를 선택하는 노하우 중 하나다.
왜? 하필, 교통과 주위환경이 열악한 오지 세무서냐고 의문을 가질 수 있겠으나, 여기에는 그들 나름대로 세월의 흐름과 경험에서 녹아든 경륜에서 강한 믿음을 가지게 하고 있다.
물론 개개인의 취향과 처한 여건 등에 따라 근무희망지가 달라질 수도 있겠으나, 자격증 취득 시험준비생들에게는 개인 시간을 최대한 할애할 수 있고, 주변의 유혹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세무관서로는 오지 세무서밖에 좋은 곳이 없다는 것.
광주, 부산, 대구, 대전청 등 4개 지방국세청 관내에서 이같은 최적의 조건을 갖춘 세무서는 남원세무서, 하동지서 남해출장소, 포항세무서 울릉지서, 보령세무서 등이 대표적인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광주국세청 종사직원들이 선택한 '이도령과 춘향의 고장' 남원세무서를 찾아가 봤다.
남원세무서의 경우 지리적으로 광주와 전남 순천, 전북 전주지역에서 자동차로 1시간 남짓한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동서남북 어디에서나 출퇴근이 용이하지만, 도로사정이 여의치 않아 접근이 쉽지 않다는 단점도 함께 지니고 있다.
그러나 외부와 단절된 듯한 지역에 위치해 오지 세무서로 알려진 이곳이 자기개발을 위해 시간이 필요한 직원들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천혜의 장소'로 꼽히고 있다.
종사직원 대부분이 특정지역 출신이 아닌 광주,전남·북지역 출신들로 골고루 분포돼 있어 퇴근 후 동료들간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충분한 개인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
또 남원지역은 주민이 1500명 이하인 면(面)이 22개 면에 이르는 등 매년 지역민의 전출이 늘고 있고, 한해 세수는 600억원 정도로 대도시 소재 세무관서에 비해 납세인원이 상대적으로 적어 납세자들과의 분쟁이 적다는 것도 직원들로부터 각광 받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한다.
납세자들과의 분쟁의 소지가 적다는 것은 업무로 받는 스트레스가 적은 만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특별한 시간을 투자할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 되고 있는 것.
광주국세청 소속 직원들 가운데 남원세무서의 이런 특성을 살려 근무기간 동안 자격증 취득 등 '유종의 미'를 거둔 종사직원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모 직원은 남원세무서에 2년간 종사하면서 전산관련 자격증을 3개나 획득하는 수확을 올렸는가 하면, 또 다른 직원은 세무사 자격증을 취득해 동료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남원세무서의 세원분포 특성과 업무환경이 자기개발에 적극적인 직원들에게는 최적의 면학환경을 제공해 광주국세청 관내에서는 유일하게 매년 세무사 자격시험 합격자를 꾸준히 배출하는 세무관서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같은 복합적인 요인들로 각종 자격증 시험에 도전하고 싶은 실속파 직원들이 이곳 세무서를 찾으면서 남원세무서는 직원들의 업무능률 향상은 물론 자기 자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세무서로 각광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