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7일 최근의 금리 급등과 관련, "우리 시장이 이 정도의 단기적 변동의 진폭은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잠재성장률 이상의 성장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대선후보들이 제시하는 높은 성장률은 아무리 계산해도 나오지 않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권 부총리는 이날 언론사 경제부장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최근의 금리 급등과 관련, "금융시장 참여자 입장에서 살펴보면 채권 등은 가격이 문제이지, 물량 때문에 못팔거나 하는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 정도 출렁거림은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에 대한 정책과 그 효과에 달린 것이기는 하지만 내외금리차를 염두에 둔 수요가 계속 있을 것이기 때문에 금리가 출렁거림은 있어도 계속적인 오버슈팅(금리상승)이 있을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 부총리는 그러나 "다만 금리가 이처럼 급등하면 대출을 받은 사람, 특히 소득 하위계층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부총리는 이어 주요 대선후보들이 현재 참여정부가 운용하는 경제에 대해 '사망했다'는 평가를 내린 것과 관련, "정치적 수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억울하지는 않다"면서도 "다만 차기정부에서 잠재성장률 이상의 고성장을 목표로 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잠재성장률 이상으로 성장하면 그 다음에는 반드시 (성장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경제원론에 나와 있는 것"이라면서 "정상적으로 시스템이 작동하는 나라에서 잠재성장률 이상 성장하는 것은 안될 일"이라고 말했다.
권 부총리는 또 "성장률은 노동.자본의 투입량과 생산성 등 크게 두가지에 의해 움직이는데 투입량을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고 생산성도 단기간에 늘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대선후보들이 내세우는 성장률 목표는 아무리 주판을 두드려도 안나오는 숫자"라고 말했다.
권 부총리는 아울러 예금보험공사와 자산관리공사, 기업은행 등 주요 국책금융기관장의 인사는 규정에 따라 현 정부에서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고 인수위에서 어떤 요구를 할지 모르지만 모든 것은 룰에 따라서 해야 할 것으로 본다"면서 "인수위에서 업무현황 설명을 요구하면 그에 따르는 것도 룰이고, 임기가 만료된 기관장의 인사권을 현 정부가 행사하는 것도 룰"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내년 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의 성장률을 5.2%로 제시한 것과 관련, "실상은 IMF의 전망치도 높게 나왔지만 (IMF) 이사회에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들어 낮췄던 것"이라면서 "성장예측 모델을 돌리다보면 그런 수치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수나 수출 등 내.외부 트렌드는 좋으나 국제유가와 국제금융시장의 위기. 이에 따른 미국 경제의 위축 등 주요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미국이 과연 리세션(경기후퇴)으로 갈까가 중요한데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리세션의 개념이라고 볼 때 리세션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미국이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로 예전에 비해 많이 떨어졌고 그나마도 대부분 자본재여서 미국 경제의 위축이 곧바로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