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편의를 위한 제도이지만 내국인들의 비중이 70%에 육박하고 있어 시내면세점이 기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
업계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면세점 사업에 치명타를 입게될 위기로 판단, 지난 11월29일 관세청이 개정안을 입안예고하자 면세점협회를 중심으로 무리한 요구라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관세청은 이에 대해 조목조목 반대논리를 내 놓으며 업계의 주장은 타당성이 없음을 강조했다. 입장 또한 매우 단호해 보인다.
면세점협회가 제출한 의견은 크게 5가지 이에 대한 관세청의 논리는 어떤 것인지 취재해 봤다.
□외국인 이용자 비중을 50%이상 맞추라는 것은 시장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
관세청은 이 부분에 대해 관세청 독자적인 결정이 아닌 보편 타당한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내국인수가 훨씬 많은 시내면세점의 문제점을 지적한 [조세일보 보도]를 중심으로 한 언론들의 지적이 주효했으며 금년도 국정감사에서도 기형적인 시내면세점 운영에 대해 세금탈루 문제까지 지적하는 등 비판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특히 시내면세점의 신규특허 및 특허갱신요건에 대해 이미 지난 9월부터 조세연구원을 통해 전문기관 연구용역을 실시했으며 연구용역결과에 대한 심의위원회도 개최해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쳤다고 덧붙였다.
□기존면세점 사업실적을 기준으로 신규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부당?
관세청은 시내면세점 도입의 근본취지가 외국인 관광객 쇼핑편의 제공이라는 점에서 면세점의 1차적인 수요자는 기존 면세점을 이용한 외국인이고 따라서 기존면세점 이용객의 현황이 그 판단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신규면세점 역시 기존면세점 이용객을 중심으로 영업을 할 것이기 때문에 기존면세점 이용객 통계의 적용은 당연하다는 것.
□관광활성화 정책에 역행하는 조치?
관세청은 외국인관광객 유치를 위한 관광활성화는 해당지역의 관광자원과 관광서비스의 질에 달려있는 것이지 시내면세점의 수와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입바른 지적을 했다.
관세청은 2000년도에 13개였던 시내면세점이 2006년에는 10개로 23% 줄어들었지만 시내면세점을 이용하는 외국인 관광객수는 532만2000명에서 615만5000명으로 오히려 16% 증가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내국인 위주의 시내면세점 운영방식을 외국인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관광활성화에 역행하거나 간섭하는 정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내국인들을 겨냥한 면세점들의 돈벌이에 일침을 가한 셈.
□면세점 업체의 의지만으로는 50%룰을 달성하기 어렵다?
관세청은 기존 면세점 업체들은 시내면세점제도의 본래 취지를 외면하고 수익성이 높은 해외명품브랜드를 중심으로 특히 내국인들을 대상으로 판촉활동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시내면세점의 내·외국인 이용객 비중이 역전된 것은 이러한 면세점 업체들의 판촉활동 때문이라고 관세청은 충고했다.
따라서 내국인을 상대로한 할인판매와 판촉활동을 자제하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판매전략을 마련한다면 50%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관세청의 입장이다.
더욱이 당초 입안 예고했던 개정안에는 기존면세점의 특허갱신에 대한 50%룰 적용시기를 2008년으로 했으나 이마저 최종 개정안에는 2010년으로 늦춰줬으니 시간은 충분하다는 것.
□관세법에 시내면세점은 외국인들만을 위한 것이라 못박은 문구는 없다?
관세청은 법령에는 명시돼 있지 않으나 면세점 업계와 일반 유통업계에서도 사실상 법규화 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1970년대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했고, 우리나라에 입국한 외국인관광객이 쇼핑할만한 백화점도 없었던 시대상황과 1986년, 1988년에 실시된 아시안게임 및 올림픽 개최를 통해 외국인관광객 쇼핑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시내면세점이 도입된 것은 업계에서 더욱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984년 1월24일 당시 전두환 前대통령이 재무부 업무보고에서 "올림픽 경기장 주변, 선수촌, 호텔, 등에서 면세판매장을 대폭 개설해 미국, 일본의 상품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여기서 살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한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