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있었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대한 국세청 업무보고 현장에선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연출돼 관심을 끌었다.
국세청이 현재 하고 있는 '상시 모니터링을 통한 부동산 투기에 대한 선제적 대응'의 일에 대해 인수위원들이 "부동산 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하는 팀을 구성해 면밀히 시장동향을 조사하고, 부동산 투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라"고 요구한 것.
국세청은 지금까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후약방문식 부동산 투기조사를 지양하고, 선제 대응으로 투기심리를 차단하고 있다"고 자랑해왔다.
마당을 쓸고 있는 마당쇠에게 "마당을 쓸어라"고 지시한 것도 이상하지만, 국세청은 아무렇지도 않게 이를 받아들였다.
더 의아한 일은 국세청은 이미 지난 2005년부터 일선세무서에 세원정보팀을 만들어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집중관리를 하고 있으면서, 전혀 새로운 듯 "불성실 고소득자영업자의 집중관리시스템을 만들어 재산·소비성향·신고내용 등을 누적 관리하겠다"고 보고했다.
이같은 상황은 8일 있었던 감사원 업무보고에서도 연출됐다. 감사원이 지금껏 중점적으로 해왔던 일은 정부부처별 예산이 낭비되지 않는지를 감시하는 것.
이날 감사원과 인수위는 "세출을 늘리지 않아도 되도록 예산절감을 감시하는데 감사원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일에 뜻을 같이하게 됐다"고 자랑했다.
관세청 역시 FTA확대와 함께 몇 년전부터 시행해 오던 수출입통관프로세스 혁신과 원스톱 행정서비스 확대를 보고했다.
관세청은 업무보고 이전부터 "보고할 게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그나마 당선자 공약과 관련해 친기업 정책으로 예상됐던 기업 심사감축 등은 강조할 기회조차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권인수인계를 위한 인수위가 현재 각 부처별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정부부처가 일을 하면서도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인지 의아한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