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품 소비억제→외부불경제 교정세적 기능 변화
정부, 과세대상 축소는 중장기적 검토
지난 1976년 부가가치세의 역진성을 보완하기 위해 제정된 특별소비세의 명칭이 32년만에 '개별소비세'로 바뀌었다.
특소세 체계 자체가 갑자기 크게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 사치품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이 아니라는 인식의 변화를 선포하는 것이어서 특소세는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셈이다.
예전에는 박카스, 콜라, TV, 냉장고 등도 사치성 물품으로 분류, 소비억제를 위해 특소세가 매겨지기도 했지만, 경제발전으로 인해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소비행태도 변화하면서 과세대상이 크게 줄었다.
특소세는 보석·귀금속, 고급 가구, 승용차, 유류 등의 품목과 카지노, 골프장, 유흥주점 등의 입장행위에 대해 과세돼 왔는데, 시대 변화에 따라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품목에 대해서는 과세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특소세를 통해 매년 4~5조원 정도를 거두고 있는 정부도 중장기적으로 과세대상 품목을 줄여나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번 명칭변경을 계기로 세금의 목적 자체를 바꾼다는 방침이어서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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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소세는 어떤 세금?‥TV·설탕에도 99년까지 과세= 특소세는 특정 과세물품의 소비사실이나 과세장소의 입장행위 등에 대해 과세하는 소비세로서 지난 1976년 12월 22일 부가가치세와 함께 제정됐으며, 이듬해인 1977년 7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부가가치세가 단순한 비례세율 구조로 돼 있기 때문에 세부담의 역진성을 보완하면서 경제개발에 소요되는 재원을 조달하고 사치성 물품의 소비억제를 목적으로 도입됐다.
도입 당시에는 ▲청량음료 ▲설탕 ▲커피·코코아 등 식음료품과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 ▲피아노 ▲크리스탈 유리 등 생활용품 ▲스키·볼링용품 등에 대해 특소세가 부과됐다.
그러나 경제가 발전하면서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소비행태가 변화하면서 이들 품목은 더 이상 특별한 품목이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됐고, 지난 1999년 세법 개정으로 인해 이들 물품들은 과세대상에서 제외됐다.
아울러 지난 2004년에는 ▲PDP TV ▲프로젝션 TV ▲골프용품 ▲행글라이더 및 수상스키용품 등 11개 물품에 대한 특소세가 폐지됐다.
현재 남아있는 과세대상에는 ▲녹용·로얄제리 ▲보석류·귀금속 ▲승용차 ▲유류 ▲고급사진기·시계·모피·융단·기구 등의 물품과 ▲골프장 ▲경마장 ▲카지노·투전기장 ▲유흥장소 ▲경륜장 등의 입장행위가 포함돼 있다.
□ '특소세' 사라지고, '개소세'로 재탄생= 재정경제부는 지난해 8월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특별소비세의 명칭을 개별소비세로 바꾼다는 방침을 밝히고, 관련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따르면 이 법안은 지난해말 국회 본회의를 최종 통과, 올해 초부터 전면 시행됐다.
재경부가 '특소세' 명칭을 '개소세'로 바꾼 이유는 과세목적을 기존의 세부담 역진성 완화나 소비억제보다는 자동차·유류·유흥장소 등 외부불경제를 발생시키는 재화 등에 대한 교정세적 기능에 더 비중을 두기 위한 것.
외국에서는 현재 미국, 일본, EU 등 선진국에서 자동차·유류·담배·술 등 외부불경제 품목을 중심으로 개별소비세(excise tax)를 부과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이러한 국제적 추세에 맞추겠다는 게 재경부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특소세 과세대상에 포함돼 있는 모피, 녹용·로얄제리, 골프장 등의 관련 업계에서는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과세대상에서 제외해달라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재경부에서는 올해부터 우선 특소세의 명칭만 바꾸고, 과세대상 품목을 줄이거나 세율을 내리는 조치는 외국의 사례 등을 봐가면서 중장기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보석·귀금속 등에 대해서는 업계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르면 2009년부터 특소세를 폐지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업종별 형평성에 대한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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