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메릴린치 "美경제 이미 침체"
경기 침체에 직면해 다급해진 미국의 조지 부시 행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빼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모기지 부실과 주택 압류 증가, 금융시장의 혼란에도 미 경제는 튼튼하다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았던 미 정부가 갈수록 커지는 경기침체 우려에 더 이상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경기침체 우려에 직면한 부시 행정부가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세금 환급 방안과 기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세금 공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조치에는 개인들에게 500달러 가량의 세금을 환급해 소비를 촉진한고 기업들의 설비 투자에 대한 세금을 상당부분 공제해 투자를 유도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이 조치가 확정돼 의회에서 통과되면 그동안 모기지 부실과 이로 인한 금융시장의 혼란에 대응을 자제했던 부시 대통령이 전반적인 경기 하강에 대응하기 위해 나서는 첫 번째 주요 조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오는 28일 연두교서 발표 전에 경기 부양책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금 환급과 기업 세금 공제는 1기 부시 행정부가 2001년 경기 침체시에도 썼던 조치로, 당시 미 재무부는 미국 가정의 3분의 2에게 300~600달러의 세금을 환급했었다.
또 의회는 2002년에 부시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기업들의 설비투자비의 30%를 공제하는 세법 개정을 승인했었다.
부시 대통령이 경기 부양책을 검토하는 것은 그대로 있다가는 자신이 미국 경제를 침체에 빠뜨린 채 불명예스럽게 물러나는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작년 11월 기존주택 잠정판매지수가 예상보다 크게 떨어지고 작년 12월 실업률도 2년래 최고치인 5%를 기록해 고용시장까지 악화되면서 경기 침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미 경제가 침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미국 중앙은행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연방기금 금리를 대폭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아 경기침체 우려를 키웠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실업률이 현재 5%에서 연말까지 6.25%로 높아질 것으로 보이고 올해 경제성장률은 0.8%로 예상된다면서 미국중앙은행이 4.25%인 연방기금금리를 오는 3.4분기까지 2.5%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릴린치의 북미 담당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로젠버그도 "지난 4일 발표된 실업률 통계는 (미국 경제가) 공식적으로 불황이 이미 도래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런 가운데 미 중앙은행이 경기침체 우려에 대응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지가 관심사다.
시장에서는 오는 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의 추가 인하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인하폭이 0.5%포인트에 달할 것으로 보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