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서는 이번 '세무사제도개선을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을 두고 회직자들이 면피용으로 하는 것 아니냐 또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등 회의적인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불신과 기우(杞憂)들이 현실화되지 않고 그동안 세무사업계의 숙원사업이었던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업계 전체가 한곳에 힘을 모아야할 때라는 시각이 세무사업계의 중론이다.
한국세무사회를 주축으로 세무사업계 전체가 혼연일체가 되어 단결력을 보여주지 않을 경우 이번 '세무사제도개선을 위한 범국민서명운동'은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날 소지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세소송대리권은 법률시장이 개방될 경우 지금처럼 변호사들만의 전유물로 결코 남아 있을 수 없는 사안이어서 세무사들로서는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는 점을 인식할 때다.
지난해 11월 카타르의 도하에서 개최된 제4차 WTO각료회의에서 결정된 일정대로라면 우리나라의 경우 앞으로 2년6개월 후인 오는 2005년1월이면 법률시장이 개방된다.
흔히 외국의 변호사라고하면 한국문화나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을 연상할 수 있지만, 법률시장이 개방되고 난 후 한국에 진출할 변호사들은 사실상 서울대, 연·고대 등을 졸업하고 미국에 가서 로스쿨(Law-School)을 거쳐 변호사자격을 획득한 한국인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따라서 법률시장이 개방되어 전문성과 신속성, 그리고 보다 질높은 서비스 등을 앞세우고 들어오는 외국 전문변호사들에게 우리나라의 변호사들은 조세소송대리권 시장을 잠식당할 수 밖에 없다.
이에따라 지금처럼 조세소송대리권을 변호사만이 계속 전담하게 될 경우 결국 우리나라 변호사들은 오는 2005년에는 옛 속담처럼 '죽 써서 개준다'는 말을 실제로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이해당사자인 변호사업계마저도 도전받고 있는 조세소송대리권 시장을 세무사업계가 '세무사제도개선을 위한 범국민서명운동'을 통해 성공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과거의 이합집산적 태도를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조세소송대리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선 변호사 업계의 반발은 차치하고라도 제도화과정에서 거쳐야 할 장·차관회의, 국회 법사위등 넘어야 할 고비가 너무 많다. 또 변호사, 공인회계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 폐지 문제도 관련업계의 밥그릇 싸움이라는 논리에 밀려, 성취하기 힘들 것이라는 주장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물론 조세소송대리권 확보와 타자격사에 대한 자동자격 폐지라는 두마리 토끼는 모두 그냥 쉽게 잡힐만큼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세무사업계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사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순풍(順風)이 외부에서 불고 있다는 것은 분명 '행운'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세무사업계도 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미리 철저한 계획을 세워 한곳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