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계약금 30억원 기타소득으로 봐 적게 신고
국세심판원 "국세청의 사업소득 과세처분 정당"
기타소득-사업소득 해석 달라 납세자 '혼선'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에서 활약하고 있는 유명 한국인 골프선수가 스폰서 계약을 통해 받은 전속계약금을 기타소득으로 신고했다가 국세청의 과세망에 포착, 4억원대의 세금을 더 내게 됐다.
이 선수는 전속계약금이 세법상 기타소득에 해당한다는 점에 착안, 국세청이 사업소득으로 보고 과세한 데 대해 대리인을 통해 불복을 제기했지만, 결국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
11일 국세심판원에 따르면 LPGA 소속 선수인 갑씨는 지난 2002년말 국내 이동통신 업체와 3년간 30억원의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2003년과 2004년에 각각 15억원씩을 받았다.
갑씨는 30억원의 전속계약금을 기타소득으로 보고 필요경비 75%를 적용해 종합소득세 확정신고를 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지난 2006년말 갑씨에게 전속계약금이 사업소득에 해당한다며, 2003년 귀속 종합소득세 2억2738만원과 2004년 귀속 2억2199만원 등 총 4억4937만원의 세금을 더 내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갑씨는 스폰서 업체로부터 받은 30억원은 사실상의 전속계약금으로서 소득세법에 의해 사업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에 해당한다며 과세불복을 제기했다.
또한 갑씨는 "만일 사업소득으로 과세하더라도 전속계약기간인 3년의 과세기간별로 안분해 종합소득세 과세표준과 세액을 경정해야 한다"며 2년만 나눠 과세한 국세청에 불만을 표출했다.
반면 국세청은 "해당 전속계약금은 갑씨가 골프선수이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소득으로서 수익을 목적으로 반복적인 활동이 이뤄진 결과"라며 "전속계약내용도 갑씨가 운동을 계속하면서 업체와 서로 협력해 상호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므로 사업소득으로 봐야 한다"고 맞섰다.
현행 소득세법에는 사회 및 개인서비스업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사업소득'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기타소득은 사업소득 등 외의 소득으로서 상금, 포상금, 전속계약금 등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기타소득의 경우 소득의 80%를 필요경비로 인정해주는 반면, 사업소득은 실제로 지출한 돈에 대해서만 비용으로 인정해주기 때문에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세금을 덜 낼 수 있다.
국세심판원은 결정문에서 "갑씨가 업체로부터 받은 30억원은 일시·우발적으로 발생한 소득이 아니라 향후에도 업체에 전속해 계속적으로 활동할 것을 조건으로 받은 대가로 봐야 한다"며 "국세청이 사업소득으로 보고 과세한 것은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심판원은 이와 관련해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는 전속계약금은 사업소득 외의 일시·우발적 소득에 해당하는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전속계약금은 그 명칭에 불구하고 실질적인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면 사업소득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속계약금의 과세기간을 계약기간인 3년으로 안분해야 한다는 갑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전속계약금의 수입시기는 금액을 지급받은 2003년과 2004년에 있는 것으로 봐야 하므로 계약기간에 따라 안분해 소득금액을 계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결정했다.
한편 최근 프로선수들의 전속계약금과 관련한 과세불복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기타소득 또는 사업소득으로 볼 것인지에 대해 국세청과 재정경제부 등의 해석이 엇갈려 혼선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전속계약금은 기타소득에 해당한다(소득 22601-1539, 1990. 7. 20.)"는 유권해석을 내렸다가 "프로골퍼가 여러 회사와 후원계약을 체결하고 사실상 전속계약금의 명목으로 지급 받은 소득은 사업소득에 해당된다(제도 46011-11139, 2001. 5. 16.)"고 해석을 뒤집었다.
이후 "전속계약금은 기타소득으로 본다(서일 46011-10031, 2001. 8. 29. )"는 등 일관성 없는 해석을 내렸다.
재경부는 "프로야구선수의 전속계약금은 사업소득에 해당하되, 국세청이 새로운 해석(서면1팀-369, 2004. 3. 11.)이 있었던 날 이후에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분부터 적용하는 것(재정경제부 소득세제과-58, 2007. 1. 24.)"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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