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감독조직 개편으로 신설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간의 역할분담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위기감을 느낀 금감원이 21일 비상대책회의를 가졌다.
재정경제부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제출했다고 알려진 '금융위원회법' 및 '금융감독원법'에 따르면 금융위에 모든 권한이 집중돼 금감원의 역할 축소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재경부안에는 금융위 위원에 금감원장이 포함돼 있지 않고, 금융위가 금감원장 및 부원장, 부원장보 임명에도 관여하고 있다.
금감원장은 금융위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고, 부원장 및 부원장보는 금감원장 제청으로 금융위가 임명하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금감원장이 금융위 당연직위원으로 참여하고, 금감원장이 금융회사 설립 인허가, 규정 제·개정, 검사 및 제재 등에 의안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금융회사 검사 및 제재 외에 금융회사 설립 인허가, 규정 제·개정 등 감독 업무와 관련된 금감원의 기능이 법에 명확히 규정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금감원은 금감원장을 국무총리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고, 부원장 및 부원장보는 금감원장이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정부안과 정면으로 배치되고 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정부측 입법안에 대해 10년 전 후진적 관치금융으로 회귀하게 될 것이라고 전면 비판했다.
금감원은 "금융위가 개별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와 제재까지 독점할 경우 표적검사, 제재조치의 배려 등 정치적 고려에 다라 금융감독의 중립성이 저해돼 관치금융이 재현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금감원은 "정부측 입법안에 의할 경우 정책기관이 규정 제·개정을 포함한 금융감독업무를 관장하고, 금감원은 검사집행기관으로 추락·분리되는 세계에 유례가 없는 기형적 조직이 탄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밖에 금감원은 ▲금융시장 변화에 적기 대응능력 부족 ▲중복 규제 및 업무 혼선 ▲두 기관간의 책임소재 불명확 ▲금융위의 지배 및 종속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한편 금감원 직원들은 '공무원관료집단은 인수위의 금융감독체계 개혁안 변질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는 제하의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