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프렌들리' 세제개선 급하다-①법인세

법인세율 인하로 기업 국제경쟁력 강화 '시급'

최저한 세율 인하로 실질 세부담 줄여줘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연일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friendly. 기업친화적)'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새 정부의 기업 관련 정책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조세분야와 관련해서는 재계를 중심으로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개선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고, '친(親)기업'을 표방하는 새 정부 역시 긍정적인 수용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기업에 대한 조세감면 중 가장 큰 규모(연간 2조원)를 보이고 있는 '임시투자세액공제'에 대해 새 정부가 출범하는 즉시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기업친화적 정책의 시동을 걸었다.

이 당선인은 당초 공약에서도 법인세와 유류세를 인하하는 등 감세정책과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며, 인수위 차원에서도 이러한 방안들을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기업들도 국제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법인세, 상속세, 종합부동산세 등 기업 관련 주요 세제를 대폭 개선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법인세와 관련해 세계적으로 '인하' 추세인 만큼, 국제 조세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법인세율을 내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세계는 법인세 인하가 '대세'

우리나라의 현행 법인세는 과세표준 1억원 이하 13%, 1억원 초과 25%로 양분돼 있다. 여기에 10%의 주민세가 포함되기 때문에 실제 법인세율은 최고 27.5%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은 최고세율(27.5%)을 기준으로 영국(30%), 일본(39.54%), 미국(39.3%) 등에 비해 낮지만, 아시아 주요 경쟁국인 홍콩(16.5%), 싱가포르(18%) 등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편이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까지 법인세 최고세율은 33%로 우리나라보다 높았지만, 올해부터 25%로 낮아졌으며, 홍콩도 지난해 17.5%에서 올해 16.5%로 1%P 낮췄다.

또한 영국과 프랑스 등 선진국들도 최근 법인세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법인세율이 가장 높은 미국과 일본에서도 국제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법인세 인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최근 홍콩과 싱가포르는 금융허브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경쟁적으로 법인세를 인하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도 법인세 인하 추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법인세율 조정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 대한상공회의소>

□ 법인세율 인하→경제성장 촉진→세수 확보에도 기여?=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법인세수는 36조566억원으로 지난해 30조4957억원에 비해 5조5609억원(18.2%)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올해 거둘 총 국세(165조6354억원)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1.7% 수준이다. 법인세율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이유는 세수감소에 대한 우려와 그 효과에 대한 의문 때문.

그러나 법인세 인하를 요구하는 학계와 재계에서는 법인세율을 내릴 경우 경제성장을 촉진해 장기적으로 세수확보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법인세 인하 효과와 관련해서는 아일랜드의 사례가 자주 거론된다. 아일랜드는 지난 1999년 24%가 적용되던 법인세율을 점진적으로 내려 2003년 12.5%로 대폭 줄였다. 이로 인해 성장률이 급등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법인세 인하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델 등 미국 정보기술업체를 아일랜드로 대거 유치하게 됐고, 지난 10년간 유로 회원국 성장률의 3배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는 것.

한 조세전문가는 이와 관련해 "법인세율 인하는 투자 활성화와 생산성 증대를 통해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세수감소를 가져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존 기업 유지, 외국자본 유입 등으로 고용이 증가하고, 지출이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재정수입원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최저한세율' 내려서 실질 세부담 줄여달라

법인세를 인하하더라도 기업들은 일정 금액의 세금을 반드시 내야 한다. 기업들이 비과세·감면혜택을 받더라도 반드시 내야 하는 최소한의 세율인 '최저한세율'의 적용을 받기 때문.

현재 대기업에는 15%, 중소기업은 10%, 개인사업자는 35%의 최저한세율이 적용되고 있는데, 이를 낮춰서 실제로 내야 할 세금을 줄여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조세전문가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중소기업 조세감면제도가 최저한세율로 인해 각종 비과세·감면제도가 의미를 상실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저한세율을 낮춰주면 정부의 세제지원이 더욱 실효성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 국회 재정경제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