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등 유통업종에 과세 특례 적용 필요
지난 2005년 정부는 집값 안정과 투기억제를 실현하기 위해 '종합부동산세'를 전면 시행했다. 고가의 주택이나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납세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종부세는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들에게도 납부 의무가 있다.
28일 국세청에 따르면 도입 첫 해에는 총 7만680명이 종부세를 신고했는데, 이 가운데 6만2090명(87.8%)이 개인이었고, 이들은 총 891억7900만원의 세액을 신고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전체 종부세 신고인원 중 12.2%에 불과한 8590개의 법인이 신고한 세액은 5534억3200만원으로 총 6426억원의 종부세액 중 86.1%를 차지했다. 2006년에는 전체 과세대상 중 3.8%의 법인이 전체 종부세액의 55.3%를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안정이라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종부세를 개인보다 법인들이 더 많이 내고 있는 셈인데, 특히 사업용 토지가 많은 일부 기업에서는 법인세와 맞먹는 종부세를 납부하게 돼 기업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한 업계에서는 기업의 업무와 관련한 사업용 토지에 대해서는 부동산 투기목적이 아니라 생산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자본이기 때문에 종부세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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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인세+종부세=기업경쟁력 저하'
현행 종합부동산세법에 따르면 공시지가 40억원을 초과하는 사업용 건물 부속토지를 보유한 기업들은 과세표준의 0.6~1.6%를 종부세로 내야 한다.
이에 따라 사업용으로 부동산을 많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게는 수백억원의 세금을 내고 있는 등 세부담이 만만찮은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비과세·감면규정이 적용되는 법인세에 비해 특례가 거의 없는 종부세는 빠져나갈 곳 없이 고스란히 세금으로 내야 할 처지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와 관련해 "사업용 토지는 기업의 목적사업 영위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보유하는 부동산이기 때문에 종부세 과세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관련 세법 개정을 촉구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사업용 토지에 대한 보유세 부담은 기업의 투자 의욕을 저해하고 기업경영의 악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제품의 원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져 경쟁력 악화와 세부담 가중으로 소비자인 국민에게 세부담이 전가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현재 기업의 영업용 건축물 부속토지 등 사업용 토지에 대해서는 나대지 등에 비해 세율이 낮지만 절대적인 토지 보유량으로 인해 기업들의 종부세 부담이 높다"며 "투기 목적이 아닌 생산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자본인 만큼 종부세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손영기 대한상의 경제조사팀장은 이와 관련 "업무용 토지는 투기적인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에 대해서는 종부세를 경감해줄 필요가 있다"며 "해당 조항이 삭제되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공제금액을 조정하거나 세율을 조정해주는 등의 방안도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전체 종부세 감면 안되면 유통업계라도"
지난 2005년 도입된 종부세는 별도의 과세특례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제도를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처음으로 사업용 토지에 대한 일부 특례규정이 마련됐다.
지난 2006년 말 재정경제부가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방안의 일환으로 일부 업종에 대한 종부세 부담 완화방안을 내놓은 것.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물류업, 관광호텔업, 유원시설업, 휴양업, 대중골프장, 스키장 등 서비스업 사업용 토지에 대해서는 200억원 초과분에 대해 0.8%의 단일세율로 적용되는 특례가 신설돼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모든 법인의 업무 관련 사업용 토지에 대해 종부세 부담을 줄여줘야 하며, 단기적으로는 백화점 등 유통서비스업에 대해 과세특례 적용대상을 확대해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영업형태상 부동산을 많이 보유한 백화점 등 유통업체와 지점 건물의 보유가 많은 통신·금융업체가 2006년 기준 종합부동산세를 가장 많이 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백화점 등 유통업체는 입지특성상 지가상승률이 높은 지역에 위치해 앞으로도 종부세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용창출 집중 산업인 유통서비스업을 종부세 과세특례대상에 포함해 업계의 수익성 개선 및 경쟁력 강화를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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