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국민에게 물어봤는데 (대통령실장 인선에) 관심이 전혀 없다고 하던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28일 오전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기자회견을 마친 뒤 통의동 집무실로 가기 위해 자신의 승합차에 오르면서 '대통령실장이 누가 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농담조로 이같이 답했다.
이 당선인은 그러면서 "비서실장(대통령실장)에 왜 그리 (기자들이) 관심이 많나. 우리 내부에서 일할 사람을 찾는 건데.."라면서 웃기도 했다.
총리 후보자 지명 기자회견을 위해 인수위를 찾은 이 당선인은 오랜 고민거리를 하나 해결한 탓인지 밝은 표정이었다.
회견 예정시간 보다 7분 정도 앞서 인수위에 도착해 검은색 카니발 승합차에서 임태희 비서실장과 함께 내린 그는 기자들에게 "굿모닝"이라고 인사를 건넨 뒤 소감을 묻는 질문에 "좋습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경호차량을 사이에 두고 뒤이어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도착한 한승수 지명자도 환한 표정으로 이 당선인과 나란히 이경숙 인수위원장의 안내를 받으며 인수위 건물로 들어섰다.
인수위원장실에서 잠깐 티타임을 가진 이 당선인은 10시30분 정각 한 후보자와 나란히 회견장으로 들어서 지명 배경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뒤 한 후보자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이 당선인은 한 후보자가 인사말을 한 뒤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는 동안 옆에 서서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지켜봤고, 특히 한 후보자가 '국보위 전력' 논란에 대한 답변을 할 때는 여러 차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약 10분간의 짧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면서 퇴장했으나 한 후보자는 다시 회견장으로 돌아와 당초 예정에 없던 추가 일문일답 시간을 가졌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공식 회견시간이 짧아 기자들의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았을 것 같아 다시 모셔왔다"고 설명했다.
한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총리지명 통보와 관련, "여러 훌륭한 후보가 많아 제가 설마 될까 생각했다"며 예상치 못했다고 밝혔고,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각료 제청 등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잘 진행되기를 바란다"며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당선인은 한 후보자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인수위원장실에서 이경숙 위원장, 맹형규 기획조정분과위 간사, 박형준 기획조정분과위원 등과 정부조직개편에 따른 관련법안 처리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이 당선인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총리 후보자를 지명한 것에 대해 "권위주의 탈피라는 의미와 함께 총리지명자와 국민에 대한 예우 차원"이라며 "이 당선인의 실용주의 기조를 다시 한번 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