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납세제도 도입, 조세감면은 전면 정비 필요
-재정학회 '세제개편 방안' 정책세미나-
최근 국제적으로 기업의 세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통한 조세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경제성장·고용 증진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법인세율을 대폭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사업부문을 분할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기업들을 활성화하기 위해 연결납세제도를 도입하고, 법인 소유의 토지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28일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오는 29일 한국재정학회 주최 '선진국 진입을 위한 우리나라 세제개편 방안' 정책세미나에 앞서 배포한 논문을 통해 "법인세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세수기반 하에서 효율성과 형평성을 조화시키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최근 날로 심해가는 국제적 조세경쟁에서 경제성장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인세율 인하는 불가피하다"며 "제조업의 해외이전으로 인한 제조업 공동화를 방지하고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 경쟁국보다 빨리, 보다 큰 폭으로 법인세율을 대폭적으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의 법인세율과 관련 "선진국과는 비슷한 수준이지만 경쟁 상대국인 대만, 싱가포르보다는 10~15%p 높은 것이 현실"이라며 "전체 조세에서 법인세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OECD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인세가 부가가치세, 소득세와 더불어 3대 세수 세목 중 하나로서 1%P 인하에 대략 1조원 이상의 세수 손실이 예상되므로 정부가 쉽게 세금인하에 동의하지 않으려 한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이 교수는 "과거 경험에 의하면 법인세 인하로 세수가 2년까지는 감소하지만 이후에는 성장률 증가효과를 가져와 세수에도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며 "추가 세수 확보 및 재정효율성 제고 등의 노력과 아울러 기업 투자가 활성화되도록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완화해 세수증대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법인세율을 경쟁국과 비슷한 수준인 20%수준까지 세수 추이를 보아가면서 2-3년내에 단계적으로 인하하고, 장기적으로는 세제개편과 더불어 법인세 폐지를 포함한 종합적인 세제개편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특히 그는 법인이 보유한 토지에 대해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2006년 전체 종합부동산세 납부인원의 3.8%에 불과한 법인이 종합부동산세 세수의 55.3%를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기업의 업무용 건축물의 부속토지 등 사업용 토지는 별도합산과세대상으로 분류하여 낮은 세율이 적용되고 있으나 토지 보유량이 크기 때문에 세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업종의 특성상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백화점 등 유통서비스업은 과세특례적용 대상에서 제외되어 지나친 부담을 준다"며 "향후 고용창출 등을 감안하면 서비스업의 발전을 위해 서비스업종 등에 대해서는 종합부동산세 과세특례적용 대상 확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나라의 세제는 비과세·감면 등 조세지출이 과다하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상당부분이 법인세와 소득세 부분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비과세·감면제도를 대폭 정비해 법인세와 소득세의 한계세율을 추가적으로 하향조정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주회사 전환을 활성화하기 위해 연결납세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연결납세제도는 법률적으로는 독립되어 있지만 경제적 또는 실질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기업그룹을 마치 하나의 법인인 것처럼 간주하여 그 기업그룹을 과세대상으로 하는 조세제도다.
그는 "지난 1994년 지주회사의 설립 및 전환이 허용됐지만 세제 측면에서 뒷받침하는 연결납세제도가 도입되지 않고 있어 아직도 지주회사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한 실정"이라며 "기업의 국제경쟁력 확보와 외국자본유치를 위해 이미 OECD 등 21개 국가가 시행하고 있는 연결납세제도의 도입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어려운 법인세법을 납세자 측면에서 간소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그는 "현재 지나치게 많은 법인세 관련 규정과 예외조항은 높은 납세협력비용을 초래할 뿐 아니라 세무공무원의 자의적 재량권이 확대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복잡하고 난해한 법인세제도는 혼선을 초래하며 성실납세를 어렵게 하고 있으므로 과세자가 아닌 납세자의 측면에서 간소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