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세를 이용한 부동산 시장의 안정은 조세이론에 맞지 않기 때문에 종합부동산세는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후 재산세에 흡수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거래세인 취득세와 등록세의 부담을 완화하고 둘을 합산과세해 중복과세의 문제를 해소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는 모두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부동산 세제관련 공약과 연결되는 내용이어서 특히 관심을 끌고 있다.
이영희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박사와 최병호 부산대 교수는 오는 29일 한국 재정학회가 개최하는 '선진국 진입을 위한 우리나라 세제개편 방안'이라는 정책세미나에 앞서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과제'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논문에서 "종합부동산세의 도입은 부동산투기 억제가 주목적이었으나 목적 달성은 불투명한 가운데 오히려 과표상승에 따라 매년 세수가 급증함으로써 세수확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결국 현재 상태에서 종합부동산세가 수행하는 가장 큰 기능은 자치단체간 재정형평화 기능"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보유세 강화는 재산세를 지방정부의 중심 세원으로 삼는다는 재정 분권의 원칙에 적합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부동산 시장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재산세제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보유세를 국세인 종합부동산세와 지방세인 재산세로 이원화시키고 재산세의 누진세율체계를 유지한 것은 부작용이 크다고 주장했다.
실제 우리나라의 총 조세에서 재산과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11.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5.6%에 비해 과다하며, 특히 총 지방세에서 재산과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OECD 평균이 35.3%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무려 51.5%에 달하고 있다자는 것.
이들은 "급등한 보유세의 부담뿐만 아니라 조세에서 점하는 재산세제의 비율이 높은 점을 고려할 때 향후 보유세 부담은 낮아져야 한다"며 "우선 재산세는 단기적으로 조세가격기능을 담당할 수 있도록 현재의 3단계 누진세율 구조를 단일세율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종부세는 "부동산시장에 미치게 될 심리적인 영향을 고려해 단기적으로는 과세기준 상향조정, 1세대1주택 장기보유자 세부담 완화, 개인별 합산과세로의 전환 등을 실시하고, 장기적으로는 지방세인 재산세로 통합, 하나의 보유세로 과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취득세와 등록세에 대해서는 "거래세의 부담완화원칙이 유지돼야 한다"며 "거래세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과표현실화가 동시에 진행돼 실효세율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래세 추가인하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거래세의 부담주체는 다르지만 부동산 거래시점에서 높은 세율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면서 부동산 거래를 필요 이상으로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취득세와 등록세를 합산 과세함으로써 동일한 과세행위에 대한 중복과세 문제를 해소할 필요가 있으며, 만약 재산취득행위 자체와 등기행위를 구분한다면 취득세는 지방세로 유지하고 등록세를 국세로 이관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지방재정에서 재산세의 높은 비중을 고려할 때 재산 보유세와 거래세의 완화는 각각 지방재정에 상당한 충격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지방세의 설치나 일부 국세의 지방이양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지방소비세와 지방소득세가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취·등록세의 50% 인하와 함께 대안으로 지방소득세 등의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인수위의 방안과 거의 일치하는 내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