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사업자에 대해 세금계산서 수수를 면제해주어 부가가치세 탈세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간이과세제도와 관련해 재정경제부가 당장 폐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실적으로 간이과세자를 일반과세자로 전환시키면 영세 사업자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우려가 있다는 게 재경부의 설명. 다만 단계적으로 기준을 강화해 간이과세 대상자를 점차 축소하겠다는 정책방향이 제시돼 주목된다.
진승호 재정경제부 부가가치세제과장은 29일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08 한국재정학회 세제개편 정책세미나'에서 소비세제 개편방안과 관련해 이 같이 말했다.
진 과장은 간이과세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물론 폐지하면 거래질서 투명성 제고효과는 있을 것"이라며 "다만 현실적 여건을 감안해볼 때, 영세업자의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간이과세제도는 연간 매출액 4800만원(월 200만원) 미만의 영세 소규모사업자의 납세편의를 위한 제도로 세금계산서 수수면제, 세금계산 간편 등 예외를 인정해주는 제도로써 그동안 학계를 중심으로 '탈세 악용' 등의 우려로 인해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진 과장은 이와 관련해 "당장 간이과세제도를 폐지해 간이과세자를 일반과세자로 전환하면 장부를 새로 기장하고, 세금계산서를 발행·발급받아야 하기 때문에 영세 사업자의 조세협력비용이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고 반박했다.
다만 그는 "간이과세를 당장 폐지하기보다는 적용기준을 강화함으로써 대상자를 점차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가 신용카드·현금영수증 제도를 시행하면서 과표가 많이 양성화됐다"며 "지난 2001년 간이과세자 비율이 49%였는데, 2006년 37.5%로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진 과장은 개별소비세 구조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대체로 교육, 교통, 환경사업분야의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재원을 마련하는 재정구조와 맞물려 검토해야할 것"이라며 "관계부처 협의해 신중하게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주세와 담배소비세 인상여부와 관련해서는 "기본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될 필요가 있다"며 "지난 2005년 증류주 세율을 인상하는 방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가 서민 부담 가중한다고 통과하지 못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