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벼 재배 농가의 소득 일부를 현금으로 메워줄 때 기준으로 삼는 '쌀 목표가격'이 올해부터 5년동안 떨어지지 않고 17만원선에서 고정된다.
30일 농림부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 국회 농해수위 의원들은 만장일치로 '쌀 목표가 5년 동결안'을 상임위안으로 의결했다.
법사위와 본회의 등을 앞두고 있지만, 이미 여야 합의로 마련된 안이라 국회 통과가 확실시된다.
국회 통과 이후라도 정부가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으나 '5년간 쌀 목표가 유지 및 17만원이상 보장'이 이명박 당선인의 선거 공약이었던만큼 새로 구성된 내각에서 농림부 장관 등이 이를 거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에 따라 2008~2012년 쌀 목표가는 2005년부터 작년까지 적용된 17만83원(80㎏당) 수준에서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쌀 목표가는 정부가 농가에 지급하는 쌀소득보전직불금의 기준이 되는 쌀 값 수준이다.
정부는 현재 그 해 쌀 산지가격이 목표가보다 낮으면 그 차이의 85%를 현금으로 보전해주고 있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이 목표가는 최근 5년간 산지 쌀 값 가운데 최고 및 최저치를 뺀 평균을 사용하되, 3년을 주기로 바꾸도록 돼 있다.
쌀 수요 감소와 개방 등의 영향으로 쌀 시장가격이 계속 낮아지고 있어 현행 법령대로라면 목표가 인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로 기존 법령에 명시된 계산식에 따라 책정된 2008~2010년 쌀 목표가격은 80㎏당 16만1천원대로 2005~2007년 목표가보다 5% 정도 낮은 수준이었고, 농림부는 작년말 이 같은 내용의 쌀 목표가 변경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거부됐다.
당초 쌀 목표가 동결에 부정적이었던 농림부는 '5년 동결'이 현실화되자 다소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당장 쌀 목표가 5% 인하를 토대로 2006년보다 4천억원 정도 줄여잡았던 쌀소득직불제 관련 예산을 다시 확보해야한다.
쌀보전직불제 예산은 2006년과 2007년 각각 1조5천억원, 1조1천500억원 규모였다.
아울러 단기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 등 개방에 힘겨워하는 농민들의 수입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장기적으로는 쌀 개방 일정 등에 비춰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농림부 안에서는 시장가격과 동떨어진 쌀 값을 정부가 계속 유지해주면, 쌀 관세화 유예 기간이 끝나 2015년부터 본격 쌀 개방이 이뤄질 때 일시적 충격이 너무 크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목표가를 점진적으로 인하하면서 자연스러운 벼농사 구조조정을 유도해야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아직 시점은 분명치 않지만 도하개발아젠다(DDA) 농업협상이 타결될 경우 우리나라의 쌀소득보전직불금 규모가 '허용보조' 한도를 웃돌아 문제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