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지난 주 사무관 130명과 세무서과장급 직무대리 110명 등 총 240명에 대한 사무관 전보인사를 단행, 그 동안 근로소득지원세제 시행에 따라 일선세무서에 신설된 소득지원과와 공석으로 남아있던 세무서 과장자리를 18일 부임일자로 모두 채웠습니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무엇보다 지난 해 말 승진한 예비 사무관(68명)과 같은 해 8월 승진한 후 대기발령 중이던 예비 사무관(42명) 등 총 110명 전원이 각 지방청 및 일선서로 발령을 받아 그 어느 때 보다 'HAPPY한 케이스'로 남게 됐다는 것입니다.
이 중에서도 지난 해 말에 승진한 예비 사무관 68명은 불과 2달 남짓한 짧은 기간동안에 승진과 발령을 동시에 거머 쥔 케이스. 물론 이들처럼 사무관 직무교육을 받지 않고 '선발령·후교육'에 임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정황을 살펴보아도 분명 축복받은 사무관들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이들처럼 이번 인사에 대해 웃음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한 쪽에선 울상과 함께 애써 속울음 삼키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듯 합니다.
특히, 어떤 사무관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발령을 받아 그렇게 많던 웃음을 잠시 보류한 경우도 있고, 또 다른 사무관은 조사 업무에 있어서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최고의 경력과 노하우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분야와는 전혀 무관한(?) 과로 부임한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있습니다. 이미 지방청에서 지방청으로 약 2시간 기차를 타고 출퇴근을 병행하던 한 사무관은 이번에는 설상가상으로 이 보다 더 멀고 교통편이 안 좋은 곳으로 부임을 하게 돼 웃지도 울 수도 없는 딱한 사정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이번 인사에 대해 일말의 불평·불만도 없다고 합니다. 모두가 100% 만족할 수 있는 인사를 이뤄내는 것은 마치 손바닥을 오무렸다 펴는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돌아보면 인사 시즌이 임박할 때마다 설왕설래 오고가는 말들이 많고, 정작 인사가 단행되면 우후죽순처럼 터져 나오는 소문들이 무성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사무관 전보인사만 하더라도 남들은 좌천이다, 공정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등 사실은 하나인데 백 개의 거짓을 만들어 당사자를 더 곤혹스럽게 만드는 사례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인사는 인사권자의 고유 권한이자,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성역과도 같은 것입니다. 따라서 그 누구를 막론하고 인사 전·후에 사견이 개입되어서는 안될 뿐만 아니라 개인과 개인을 비교하면서 폄하 혹은 시기하는 마음은 반드시 지양돼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인사권자는 인사를 단행할 때 최대한의 공정성을 확보한 뒤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인사정책을 펼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물론 모두가 100% 만족할 수 있는 인사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인사권자는 인사를 단행함에 있어 '모두 100% 만족보단 모두 100% 납득할 수 있는 인사'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인사는 '어떤 사람에겐 기쁨의 묘약이 될 수 있지만 또 어떤 사람에겐 독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