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석 신임 관세청장이 10일 새 정부의 첫 관세청장(23대)으로 공식 취임했다.
12년만의 내부승진으로 지난 2년 9개월여간 장수한 성윤갑 관세청장의 후임으로 다시 외부인사가 영입된 것. 허용석 신임 청장은 이미 작년 말 이명박 대통령 당선 이후부터 새 정부 관세청장 하마평에 줄곧 오르내리던 인물로 한때는 국세청장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번 허 관세청장의 임명은 내부승진을 고대하던 관세청 사람들에게는 다소 서운한 결과일수도 있으나 관세청장으로 외부인사가 발탁된 것은 성윤갑 청장 이전에는 이미 자연스러울 정도로 정례적이었다.
22명의 역대 관세청장 중 1981년 김욱태(4대) 청장, 1986년 장영철(5대) 청장, 1993년 김경태(11대) 청장, 2005년 성윤갑(22대) 청장을 제외하곤 모두 외부인이었다.
그나마도 중간에 재경부 등으로 이동을 했다가 다시 복귀한 김욱태, 김경태 청장과 외부에서 차장으로 온 장영철 청장을 제외하면 순수(?) 관세청 내부 승진자는 성윤갑 前청장이 유일하다.
관세청 내부에서도 "이미 예견된 인사지만 인사 적체를 좀 더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진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면서도 "청장이 외부에서 온다고 해서 업무가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차기가 될 수 있는 차장인선에 주목= 수장이 새로운 얼굴로 자리잡은 만큼 이제 관세인들의 관심은 2인자(차장)의 인선에 쏠리고 있다.
박진헌 現관세청 차장의 유임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일단 박 차장이 행시 19회 출신으로 행시 22회인 허용석 청장과 밸런스 조절이 어려운 모양새라는 말들이 나온다. 또한 박 차장은 성윤갑 전 청장과 함께 지난 2005년 6월 이후 차장으로 '장기집권'을 했다는 점에서도 발걸음이 무거워 보인다.
관세청 차장은 관세청내 유일한 1급이라는 점에서 차기 청장도 자연스레 노려볼 수 있는 중요한 자리이다. 허용석 청장은 차장인선과 관련 최근 조세일보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 (관세청에) 계신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고, 또 장관(기획재정부)님 의견도 듣고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10일 취임사에서는 "변화는 위에서부터의 시작돼야 한다"며 변화와 개혁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동기 혹은 후배' 선택만 남았다(?)= 현장의 의견수렴과 장관의 뜻을 따르겠다는게 것이 신임 청장의 의견이지만 행정고시 기수에 따라 불편한 관계가 연출될 수도 있는 공직사회임을 감안하면 신임 차장 하마평에 오르내릴 수 있는 인물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현재 차장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은 형식적으로 볼 땐 관세청 본청 국장급 6명 외에도 6개 본부세관장과 외부 파견 국장급 인사들까지 모두 15명에게 다 열려 있다.
그러나 이미 물러난 성윤갑 前 관세청장(행시 17회)과 행시 기수가 같은 박재홍 부산세관장이나 특채출신 오태영 심사정책국장(51년생)과 김두기 광주세관장(52년생), 일반직출신으로 최근 국장급까지 승진한 박창언 대구세관장(51년생)은 일단 불리하다는 분석이 많다.
이에따라 행시 22회인 오병태 인천본부세관장(51년생)과 태응렬 서울본부세관장(52년생), 김종호 인천공항세관장(55년생)과 국방대학원에 파견중인 손병조 국장(56년생), 미국 파견중인 이대복 국장(54년생), 우종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장(53년생)등 23회출신이 폭넓은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고 봐야한다.
문제는 인사추천권을 쥔 청장의 위치인데, 22회출신인 허용석 청장이 행시동기를 차장자리에 앉힐 것인가 하는 부분.
관세청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청장이 동기를 차장으로 앉히는 경우는 없었다"며 "오히려 한두 기수 낮은 후배가 차장이 되고 동기들은 국장이나 세관장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성윤갑 관세청장과 17회 행시동기인 박재홍 부산본부세관장도 차장 자리를 후배인 박진헌 現 차장에게 내주고 조사감시국장, 인천공항세관장, 부산본부세관장으로 옮겨다닌 바 있다.
또 넓게 본다면 24회인 김도열 정보협력국장(56년생)과 25회인 김기영 정책홍보관리관(57년생), 김철수 조사감시국장(56년생), 27회인 천홍욱 통관지원국장(60년생)까지 포함되는 파격인사도 점쳐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