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영남공천 심사…친이-친박 갈등심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2일 당의 공천 심사에 대해 불공정 공천이라며 책임론을 제기하고, 이명박 대통령과의 신뢰관계 훼손을 경고하면서 큰 파문이 일고 있다.
박 전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 "이렇게 잘못된 공천이 있을 수 있느냐"고 강한 불만을 터뜨렸고, 이에 대해 친이(親李.친 이명박)측이 반발하면서 갈등은 한층 심화될 조짐이다.
특히 한나라당이 그동안 미뤄왔던 영남권 공천을 13일 확정키로 함에 따라 이들 지역 공천 결과에 따라 당 내홍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박 전 대표는 회견에서 "이제 (공천심사가) 거의 막바지에 와 있는데 기가 막힌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이런 식으로 공천이 갈 수 있느냐"면서 "이런 공천을 갖고는 앞으로 선거가 끝나도 한나라당이 화합하기 힘든 상황이 올 것이다. 누군가 이 잘못된 상황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방호 사무총장과 박측 핵심 인사가 `영남 현역의원 50% 물갈이에 합의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 "하다하다 이런 술수까지 난무하는구나 하는 그런 분노를 참을 수 없다"고 해명을 요구했다.
박 전 대표는 "대통령에게 분명히 말했다. 기준을 갖고 공정하게 공천이 꼭 이뤄져야 한다고 했고 그렇게 약속을 했다"면서 "이게 공정히 공천됐는지, 기준을 갖고 공천됐는지 여러분이 더 잘 알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여러분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국민도 공정히 되고 있지 않다고 느낄거고, 그렇다면 (이 대통령과의) 신뢰는 깨지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향후 대응과 관련, "앞으로 남은 것을 지켜보고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사무총장은 별도의 기자회견을 통해 `영남권 50% 교체' 합의 보도와 관련, "박측 인사를 만나 협의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친이측 내에서는 `김무성, 유승민, 이혜훈' 등 친박측 핵심 3인 의원에게 공천을 주는 조건으로 박 전 대표측에서 절충을 하자는 물밑 제안이 있었다는 주장을 흘리는 등 갈등 기류는 계속됐다.
이 사무총장도 당사에서 별도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나라당이 스스로 팔다리를 잘라내고 개혁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국민 눈 높이에 맞는 공천, 국민 수요에 맞는 공천이 중요하다"고 강조, 영남 등 남은 지역에서의 대대적인 `물갈이 공천'을 예고했다.
그는 "개혁 공천이라는 말은 쓰지 말라. 개혁이라는 말 때문에 얼마나 많은 시행 착오를 겪었느냐. 대통령도 개혁이라는 말을 싫어한다"면서 "눈 높이에 맞는 공천, 수요자에 맞는 공천이다. 아침마다 똑같은 반찬을 주면 짜증스럽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나라당은 가능한 한 13일 중 영남지역 공천을 마무리 한 뒤 서울 강남벨트 등 전략 지역은 야당 움직임 등을 봐가면서 공천을 추후 확정키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