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행시 21회는 ▲한상률 국세청장 ▲오대식 서울지방국세청장 ▲권춘기 중부지방국세청장 ▲김갑순 기획재정관 ▲강성태 국제조세관리관 ▲조성규 국세공무원교육원장 ▲김재천 서울청 조사1국장 등 7명이다. 지난해 국세청에서 심판원으로 옮긴 허종구 국장은 현재 총리실 소속이며 역시 국세청 근무 경력이 있는 김도형 국장도 행시 21회이지만 세제실 소속으로 국세청 그룹에서는 제외돼 있다.
이들의 거취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간단하다. 유임 여부가 다소 불투명했던 한상률 국세청장의 유임이 지난 7일 확정돼 명실상부하게 조직 수장으로서의 입지를 다졌기 때문이다.
특히 공석중인 차장 인사를 조만간 단행해야 하는 시점이고 지난해 11월 한상률 차장이 급작스레 국세청장에 취임한 이후 미뤄져 왔던 국장급 쇄신인사도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행시 21회들과 지방국세청장 등이 '청장의 처분에 따르겠다'는 일괄사표 형식의 사의를 사실상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세청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중 일부는 차장, 서울청장 등으로 영전하거나 본청 국장급으로 임명되는 등 '구제' 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국장급 인선에서 탈락할 경우 전통에 따라 옷을 벗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권이 바뀌고 쇄신인사를 해야 할 시점의 관례적인 '일괄사의'일 뿐 모두 예외없이 옷을 벗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국세청 차장에는 사의표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오대식 서울국세청장이 거론되고 있다. 한상률 국세청장이 본청 조사국장과 서울청장, 차장을 거쳤던 것처럼 오 청장 역시 그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배려하지 않겠냐는 얘기다. 경기고, 서울대 출신인 오 청장은 한 청장과 호흡을 잘 맞춰 온데다 대내외적으로도 신망이 두텁다.
권춘기 중부국세청장은 호남지역안배 차원에서, 강성태 국제조세관리관도 대구경북출신이란 점에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국세청장 인사청문회 준비 등으로 고생한 김갑순 기획재정관도 변혁기의 핵심 포스트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낸 공로로 인기가 높다.
행시 22회인 허병익 조사국장은 조사국장이라는 프리미엄과 고려대 출신이란 점에서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데 예상밖의 인물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행시26회 출신인 안원구 대구국세청장이 거론되고 있는 것. 안원구 대구청장이 차장에 임명될 경우 국세청 국장급 인사는 그야말로 '파격'이 될 것이다.
한상률 국세청장이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1급 인사조율권을 가진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과 청와대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금명간이 분수령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