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허용석 신임 관세청장의 취임 후 관세인들의 관심도 온통 '2인자'인 차장 인선에 쏠리고 있다.
허용석 청장(행시 22회)보다 행정고시 기수가 선배인 박진헌 現차장(행시 19회)의 교체가 불가피 하다는 여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과연 누가 차장에 오를 것인가는 말 그대로 초미의 관심사.
일단 허 청장이 기획재정부 인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차장은 당연히 관세청 내부에서 승진해야 한다는 것이 관세청 안팎의 중론이다. 허 청장도 "내부의견과 (강만수)장관의 의견을 들어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일단 차장은 내부인물에서 발탁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런 내부 바램과 달리 '차장 외부 영입설'이 불쑥 튀어나오면서 관세인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13일 관세청 고위 관계자는 "최근에 차장도 외부에서 온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데 만약 그렇다면 관세청의 사기는 땅에 떨어질 것이다"며 "청·차장이 모두 외부에서 영입되면 누가 조직에 충성을 다하겠는가"라고 불안감을 털어놨다.
물론 이런 불안감은 직원들사이에서도 급속도로 퍼져나갔으나 아직까지 외부영입과 관련한 특정인물이 거론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더 이상 확산되지는 않고있다.
□"재정부에선 올 사람 없다는데"= 관세인들 사이에서 뜻하지 않게도 차장 외부영입설이 떠도는 이유중 하나는 관세청 내부인사 가운데서 제대로 된 하마평조차 나오지 않고 있는 '인물부재'가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우리쪽(재정부)에서 관세청 1급으로 나갈만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오히려 관세청 내부에서 인물이 없어서 고민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관세청 내부에서도 "차장후보로 가능성 있는 사람들이 너무 알려지지가 않아 걱정"이라며 스타성 인물부재를 아쉬워했다.
이런 가운데 현재 차장후보로 거론되는 관세청 내 인물로는 허용석 청장의 행정고시 후배기수인 23회 출신들중에서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는 모양새다.
국방대학 파견중인 손병조 국장(대구, 경북고-영남대), 미국 파견중인 이대복 국장(충남 홍성, 대전고-충남대), 우종안 국경관리연수원장(충남 부여, 공주사대부고-고대) 등이 그들.
이들의 아쉬움은 손 국장의 경우 정책홍보관리관출신임에도 언론 등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고, 이대복 국장 역시 7개월여간의 미국파견으로 공백이 길다. 또 우종안 연수원장도 2006년 고공단 승진 이후 이른바 한직에 머물면서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
따라서 관세청 내에서는 허 청장과는 행시동기지만 태응렬 서울세관장이나 오병태 인천세관장, 상대적으로 젊은 김종호 공항세관장이 거론되기도 한다.
□ 결국 강만수 장관의 뜻에?= 하마평을 쏟아내도 부족할 관세청 안팎에서 외부영입설까지 나오게 된 배경에는 외청의 1급 인선 과정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청의 1급 인사는 외청장과 해당 주무부처 장관이 협의해서 청와대에 추천할 복수후보자를 우선 고르는 과정을 거치는 만큼, 관세청의 유일한 1급인 차장인선은 허용석 관세청장이 강만수 장관과 협의해서 우선 결정하게 되는 것.
1순위, 2순위 등 복수의 후보가 청와대에 추천되지만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유력한 1명이 낙점을 받는게 관가의 통상적 인식.
이렇게 허 청장과 강 장관이 형식상의 협의를 하지만 관세행정 경험이 없는 허 청장의 의견보다는 과거 한차례 관세청장을 지낸 강 장관의 의견이 차장인선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관세청 차장인선을 앞둔 상황에 대해 정부의 한 인사는 "청·차장의 인사는 조직의 사기와 직결되는 것인만큼 허 청장이 취임당시 밝힌 것처럼 내부의견을 충분히 청취하고 또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져야만 조직이 원만하게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이번에 차장이 될 인물은 시기상 차기 청장으로 발탁돼 관세행정을 책임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관세청 내부의 기대와 관심은 그 어느때보다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