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측의 좌장인 김 최고위원은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토록 사랑하고 헌신했던 한나라당이 여기까지 온 데 대해 비통한 심정을 금치 못한다"면서 "오늘 마음은 한나라당에 두고, 몸은 한나라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무원칙한 공천을 일삼은 세력이 한나라당을 망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게 반드시 선거에서 이기고 돌아와 한나라당을 국민의 사랑을 받는 당으로 다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을 사심에 가득 찬 자들이 망치고 있다"면서 "이재오, 이방호가 공천 개혁을 빙자해 박근혜 죽이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를 몰아내고 자신들이 당권을 장악하는데 김무성이 가장 큰 장애물이 된다며 저를 몰아내려고 한다"면서 "자기들 이익을 챙기기 위해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싸웠던 동지들을 파리 목숨처럼 날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번 공천은 한마디로 '청와대 기획, 밀지 공천'이다. 어제도 선거구별 심사를 하지 않고 전체 명단을 놓고 야합했다"면서 "당권, 대권이 엄연히 분리된 정당에서 청와대 결재를 받는 공천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당은 감동 공천을 하는데 한나라당은 '감정 공천'을 했다. 당선 가능성보다는 특정인을 위한 전당대회용 공천이었다"면서 "공천 기준은 오로지 청와대 마음대로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런 무원칙, 밀지 공천으로는 절대 한나라당이 자신하는 과반 의석은 달성할 수 없다. 역사는 선거 결과에 대해 청와대와 공천심사위원회, 당 지도부에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공심위는 자신들이 청와대에 조종되는 로봇, 거수기였다는 데에 한없이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청와대의 공천 개입과 관련,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다. 공심위원장과 당 대표, 사무총장과 청와대가 조율해 만든 명단대로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사무총장과 7월 전당대회에서 눈 알이 완전히 뒤집힌 정권 실세의 사주를 받는 공심위원들이 당선 가능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천하도록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안강민 공심위원장과 관련, "훌륭한 분으로 생각해 왔다. (하지만) '박재승 신드롬'에 경쟁성이 발동해서 이런 대참사가 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김 최고위원은 기자회견 도중 "여론조사가 다섯 배나 앞서는 현역 의원이 아무 이유도 없이 탈락하고, 10년 동안 고생고생하며 한나라당을 지켜온 아무 하자 없는 동지들은 낙천을 했다"는 등 기준 없는 공천을 맹비난하는 대목에서 감정이 격한 듯, 잠시 울먹이는 모습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