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끝까지 책임 묻겠다" vs 한 "정치공세 중단해야"
4.9총선에서 서울지역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미쳤던 뉴타운 공약 문제를 놓고 여야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서울에서 참패한 통합민주당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총선이 끝난 지 나흘만에 `뉴타운 추가지정 불가' 방침을 밝힌 데 대해 "한나라당 후보들의 조직적인 대국민 사기극이 드러난 것"이라며 해당 후보 고발 등 법적 대응에 나섰고, 한나라당은 "마찬가지로 뉴타운 공약을 내건 민주당 후보들도 고발해야 할 것"이라며 `정치공세 중단'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이미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동작을)과 현경병(노원갑) 안형환 당선자(금천) 등 3명을 검찰에 고발한 데 이어 뉴타운 추가 지정이나 확대, 조기 착공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30개 안팎의 지역구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사안별 검토를 거쳐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16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시장에 인사를 갔는데 많은 분들이 분개하며 뉴타운 공약에 사기당했다고 하더라. 국민을 속이는 정치는 없어져야 한다"며 "불법.부정선거 대책특위가 당에 구성됐는데 적극적으로 활동해서 잘못된 정치관행을 뿌리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가 총선때 `저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고 했는데 뉴타운 문제를 보면서 저도 속았고 서울시민도 속았다는 생각이 든다. 완전한 `떴다방'식 사기극"이라며 "그 때문에 많은 우리 후보들이 박빙의 차이로 졌는데 단호하게 대처해야 하며, 용서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추가 고발 방침을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뉴타운 공약을 내걸 수는 있다"면서 "문제는 한나라당 후보들이 서울시장으로부터 확약받았다고 했는데 오 시장은 `절대'라는 표현까지 하면서 부인했다는 점이며, 그렇기 때문에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뉴타운 문제는 유권자에 대한 조직적인 기만이다. 대통령은 하려고 하는 대운하를 안 한다고 유권자를 기만했고, 서울시장은 뉴타운을 할 것처럼 해서 국민을 기만했다"며 "우리당 후보들도 뉴타운 공약을 했다는 속죄성 발언을 유인태 의원이 했지만, 책임 문제는 명백히 다르다. 책임은 대통령과 서울시장, 한나라당 후보들에게 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정책을 선거에 이용한 대표적인 사례인데 이런 현상을 방치하면 그때 그때 국민을 기만할 수 있다"며 "당과 국회 행자위 차원에서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라디오에 출연, "(민주당이) 고발까지 한다는 것은 정치공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그(뉴타운) 공약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 모두 공약한 것이다. 민주당 후보들도 고발해야 할 것"이라고 역공했다.
그는 "서울시는 (오 시장 발언이) 4차 뉴타운 추가 지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지 않고 1∼3차 뉴타운의 효과가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추가 지정의 시기와 대상을 검토하겠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면서 "서울시의 총선 전후 일관된 주장이기 때문에 허위사실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일부 후보가 총선 과정에서 오 시장이 뉴타운 지정에 동의했다고 언급했다'는 주장에 대해 "조사해보면 알 것"이라면서 "설사 그런 내용이 있다고 해도 도덕적 책임은 몰라도 법적 책임을 질 내용이 되겠느냐. 상대방을 떨어뜨리기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조건이 충족 안되면 뉴타운 추가지정은 없다는 말은 거꾸로 하면 조건이 충족되면 할 수 있다는 뜻"이라면서 "짜고서 허위 주장을 했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논란의 당사자로 지목된 한나라당 소속 당선자들도 적극 대응에 나섰다. 신지호(도봉갑) 당선자는 라디오에 출연, "4차 뉴타운을 실시하면 창동을 포함시키도록 하겠다는 것이 제 공약"이라면서 "당분간 추가지정이 없다는 오 시장의 얘기와 모순되거나 충돌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안형환(금천) 당선자도 보도자료에서 "민주당은 한나라당 후보들이 `오시장으로부터 뉴타운 지구 지정을 약속받았다'는 발언을 했다면서 관권선거 또는 허위사실 유포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안 당선자는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 민주당의 허위사실 유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