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강 장관의 발언은 금융산업을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방침에도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은 이러한 '사기꾼 집단'인 금융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다고 하니 아이러니"라면서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강 장관은 이날 "투기세력보다 더 나쁜 세력은 지식을 악용해서 선량한 시장참가자를 오도하고 그걸 통해서 돈을 버는 '사기꾼'"이라며 "(은행이) 잘 모르는 중소기업한테 환율이 더 떨어질 거라며 환율 헤징을 권유해 수수료 받아 먹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은행이 선물환시장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도 일부 은행들이 외환수수료 증가, 시장점유율 확대 등을 위해 선물환 조기약정을 유인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가령 환율이 800원대 중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수출업체가 받을 외화를 한꺼번에 달러당 900원대에서 고정토록 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은 수출업체로부터 선물환을 대거 매입한 뒤 시장에 다시 매도한다. 이에 따라 시장에는 선물환 매도 주문이 넘쳐나면서 환율이 하락하는 '쏠림현상'이 발생했다.
이때 은행들은 선물환 계약 관련 수수료를 받는다. 선물환 수수료는 계약 만기, 계약금, 업체의 신용도 등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계약금의 0~ 0.5% 범위에서 천차만별이다.
다만 이같은 수수료는 환위험을 없애는 용역을 제공한 대가로 받는 것으로 문제시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 은행권 항변이다.
A은행 관계자는 "환위험을 제거함으로써 기업들은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언급하지 않고 수수료를 문제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수익을 챙겼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10여 곳의 은행들이 경쟁을 하고 있고 웬만한 중소기업도 3군데 이상 은행으로부터 가격을 제시받고 있다"며 "결국 수수료도 시장에서 합리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이 "외환시장에 투기세력이 있으면 정상화 시켜야 한다"며 차익거래를 비판한 점도 논란이다.
실수요 참가자 뿐만 아니라 차익을 남기기 위해 참가하는 이들도 시장을 형성하고 발전시키는 중요한 는 세력으로 기본적으로 투기와 투자를 구분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C은행 관계자는 "실제로 각 은행들의 외환딜러들은 순수하게 차익만을 남기기 위해 일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이들 딜러들도 모두 투기꾼이냐"고 반문하며 "강 장관이 시장 개입을 예고하면서 실제로 환율이 상승했다면 그 역시 시세조정의 가해자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