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지점에선 수억원대 인센티브를 받아간 영업직원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으며 심지어 한 증권사 강남지역 지점에선 20억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챙긴 직원도 있었다.
각 증권사의 본사 관리직 직원들도 연봉의 50~100% 수준에서 인센티브를 받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20억원 인센티브 '대박' 영업직원 등장 = 한화증권 강남지역 지점에 근무하는 한 40대 영업직원은 작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20억원의 성과급을 받아가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한화증권측은 그에 대해 "주로 주식위탁매매를 하는 베테랑 영업직원으로 우량 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으며 특히 작년에 증시 호황으로 거래대금이 늘어나고 상품 판매도 호조를 보임에 따라 많은 인센티브를 받아가게 됐다"고 전했다.
다른 증권사에서도 수억원대 인센티브를 챙겨간 지점 영업직원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H증권 지점 영업사원 가운데 성과급을 가장 많이 받아간 이는 4억원을 벌었으며 D증권사에선 지점 '영업왕'이 4억5천만원을 챙겨갔다.
작년에 주식시장을 강타한 펀드 열풍도 증권사 영업직원들에게 쏠쏠한 수입을 선사했다.
우리투자증권측은 "지난 회계연도에 지점 직원들이 수천만원대, 많게는 수억원대 인센티브를 벌었다"며 "특히 펀드 등 상품판매에 주력하는 직원들이 주식위탁매매 영업직원보다 더 많은 인센티브를 챙겼다"고 설명했다.
◆본사 관리직도 연봉의 50~100% 성과급 챙겨 = 펀드 열풍의 주역인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증권사 중 본사 직원들에게 가장 두둑한 성과급을 지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연봉이 4천만원대인 이 회사의 일부 대리급 직원들은 이번에 연간 보너스로 5천만원 이상을 챙겼으며 부장급 중에는 1억에 육박하는 성과급을 지급 받은 이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지점 직원들의 경우는 3개월마다 받는 성과급을 다 합치면 본사 직원보다 더 많이 받았다"고 귀띔했다.
대우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 현대증권 등도 직급과 부서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본사 관리직 직원들에게 연봉의 50% 수준에서 성과급을 지급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2007회계연도에 증권사들의 이익이 급증하면서 전년에 비해 인센티브가 두둑해졌다"며 "아직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은 회사들도 이들과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사, 사상최대 실적에 직원들 지갑 '두둑' = 한편 22개 상장 증권사 중 이미 2007회계연도 실적을 발표한 19개 증권사의 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71% 급증한 22조679억원, 영업이익은 52% 늘어난 2조4천993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였다.
비상장사인 굿모닝신한증권도 잠정치 기준으로 매출액이 37% 늘어난 1조9천521억원, 영업이익은 119% 급증한 2천765억원으로 2002년 합병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증시 호황으로 거래대금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의 주식위탁매매 수수료 수입이 급증한 데다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 등 증권 관련 금융상품의 판매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IT 버블기인 1999년에도 증시 호황이 있었지만 그해 발생한 대우채 부실 사태가 증권사들의 이익 급증세를 상쇄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이 사상 최대 실적"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