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유가 및 원자재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체납중소기업을 위해 사업용 자산이나 거래처 매출채권에 대한 압류를 유예해주고 체납액 납부 기회를 연장해주기로 한 것.
사업용 자산 및 거래처 매출채권 압류는 체납징수를 담당하는 국세공무원들에게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 그러나 기업들 입장에서는 거래처에 대한 신뢰도 하락 등 경영상 큰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원성이(?) 높았다.
정이종 국세청 징세과장은 20일 "경기침체로 일시적 자금애로를 겪는 중소기업의 회생을 도모하기 위해 '사업용 자산 및 거래처 매출채권'에 대한 압류를 최장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며 "오는 21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국세청의 이 같은 조치는 지난달 26일 중소기업인들이 중소기업 중앙회 간담회에 참석한 한상률 국세청장에게 직접 건의한 내용을 수용한 것으로 국세청이 체납액 징수를 위해 담보로 삼는 압류문제를 기업 친화적으로 실시하겠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를 위해 국세청은 채권 압류시 부동산, 회원권, 금융채권 등 비사업용 자산을 먼저 압류하고, 사업용 자산 등을 최종순위에 압류하기로 했다. 압류유예 기간은 최장 1년.
국세청이 압류문제에 있어서 한 발 양보를 하기로 했지만 그렇다고 모든 기업이 압류 유예의 혜택을 받을 수는 없다. 일정한 요건이 정해졌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1년 이상 성실하게 장부를 비치하고 기장한 성실납세자 ▲최근 3년내 조세범으로 처벌을 받지 않은 자 ▲체납처분 유예로 사업정상운영이 가능한 경우 ▲조세포탈 우려가 없다고 인정하는 자 등 성실한 사업자(폐업기업은 제외)에 한해 적용할 방침이다.
지원대상인 사업용 자산의 범위도 사업에 필요한 기계, 기구, 비품, 원재료 및 반제품(등기재산 및 채권 등 유동성 자산은 제외)과 정상적 상거래에서 발생한 거래처 매출채권(신용카드 매출채권 등 최종소비자 대상 매출채권은 제외)으로 제한했다.
등기재산 및 채권 등 유동성 자산과 신용카드 매출채권과 같이 최종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매출채권은 압류유예 대상에서 제외했다.
국세청은 사업용 자산·거래처 매출채권의 조회 및 압류 이전 각 1회씩 '압류예고 통지'를 통해 압류유예 신청기회를 부여키로 했다. 안내문을 받고도 정해진 기한 내에 압류유예 신청 등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경우 즉각 채권확보에 돌입키로 했다.
또한 체납액을 납부하지 않으면 즉시 채권을 확보하게 되고, 압류 유예 적용시에는 그에 상당하는 납세담보의 제공을 요구키로 했다. 다만 유예신청 납세자가 분납계획서를 제출하고 '국세체납정리위원회'가 그 타당성을 인정하는 경우에 한해 담보를 면제하기로 했다.
압류유예 후 새로운 체납액이 발생하거나 당초 승인조건 미이행시에는 유예계속여부를 재검토해 압류를 재개하게 된다.
정 과장은 이와 관련해 "현재 압류상태인 납세자들도 담보 및 분납계획서 등을 제출하면 압류상태를 해제해 줄 방침"이라며 "압류유예 신청은 관할 세무서 민원실에 분납계획서를 첨부한 압류유예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되고 일주일(7일) 내에 승인여부를 문서로 통지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