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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확대로 인한 외국 농산물의 수입량 증가로 우리 농산물은 가격하락과 소비량 감소 등 많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FTA를 효과적으로 이용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삼아 농업분야에서도 얼마든지 경쟁력을 높여 무한경쟁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는 비즈니스모델이 개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제주세관이 농산물 수입개방 파고를 극복하기 위해 제주지역의 대표 특산품인 감귤을 활용해 제시한 "제주감귤초콜릿 FTA비즈니스 모델"이 그것.
특히 이 모델은 지난해 12월 관세청과 한국무역협회가 공동 주관한 'FTA 비즈니스 모델 경진대회'에서 특별상을 수상하고 지난 10일 제주특별자치도 '신경제혁명 경제활성화 아이디어'로 선정되기도 했다.
제주세관 통관지원과 박종호<사진> 조사관이 감귤 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개발한 '제주감귤초콜릿 FTA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이며 농업분야 경쟁력을 얼마만큼 높일 수 있을지 들여다 봤다.
■ 지역 특산물로 FTA 파고 넘는다
감귤은 제주도 전체 농가의 85%를 차지하고 경작면적은 여의도의 26배에 달한다. 일명 '대학나무', '제주의 어머니'라 불리며 제주를 상징하는 대표 작물이다. 그리고 년간 총체적 가치가 1조 627억원에 달하는 제주의 생명산업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감귤산업이 소비량 감소와 과잉생산, 이에 따른 감귤 가격하락과 더불어 한-미FTA 협상 결과 오렌지 관세의 단계적 철폐, 저율관세할당량 배정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한-미 FTA 발효 후 15년간 감귤의 피해 규모는 총 78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세관이 대응방안으로 감귤초콜릿 외 제주 특산물인 복분자, 백년초, 녹차 등을 원료로 한 초콜릿 제품 등 가공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FTA 비즈니스 모델을 내놨다.
특히 '감귤초콜릿 FTA비즈니스 모델'은 감귤초콜릿을 비롯한 전국의 초콜릿 제품 생산시 한-아세안 FTA를 활용하여 초콜릿 원료의 수입 관세 5%를 특혜받고, 제품 생산 후 FTA체결국에 특혜관세로 수출할 경우 전국적으로 년간 525억원의 수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FTA 체결을 앞두고 국내기업들에게는 청신호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 향토업체 참여를 통한 FTA 비즈니스 모델 적용
제주세관은 감귤을 활용한 다양한 가공산업의 육성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제품의 수출확대 지원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유럽산코코아 페이스트, 코코아 분말, 코코아 버터에 제주산 감귤을 혼합하여 초콜릿 제품을 생산하는 향토기업인 A업체를 FTA비즈니스 모델로 선정했다.
이 업체는 감귤초콜릿의 우수한 맛과 품질로 세계 각국에 수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수출단가 등의 문제로 최근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따라 세관은 이 업체가 생산하는 제품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우리나라가 체결한 여러 FTA를 활용하는 '제주감귤초콜릿 FTA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착수한 것.
먼저 "제주감귤초콜릿 FTA비즈니스 모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나라 초콜릿제품의 원료 수입과 제품 수출현황을 먼저 알아야 한다.
코코아 페이스트 등 초콜릿 제품의 주원료는 95% 이상이 유럽과 아세안 국가에서 대부분 수입되고 있으며, 생산된 초콜릿 제품은 일본(56%), 중국(9%), 미국(6%), 기타 아세안 국가 등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 모델에서는 원료의 수입시 부과되는 관세를 줄이기 위해 기존 유럽산 원료 수입선을 한-아세안 FTA 발효로 2008년부터 무관세 수입이 가능한 아세안 국가로 변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렇게 수입선을 변경하므로써 A업체는 원료수입시 5%의 수입원가를 절감할 수 있으며, 수입원료 구매단가의 절감은 완제품의 수출가격 경쟁력을 높여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요 수출시장에서의 판로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제품생산 후에는 관세청의 컨설팅을 받아 아세안, 미국 등 FTA체결국에 협정세율로 수출함으로써 최고 15%의 관세와 물품취급수수료 등을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코코아페이스트 등 초콜릿 원료를 아세안 회원국으로부터 수입시 우리나라에서 FTA 특혜관세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한-아세안 FTA 원산지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원산지결정 기준인 세번변경 또는 40% 이상의 역내부가가치 창출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아세안 초콜릿 원료는 '코코아두'를 가공하여 만들며 '코코아 두'의 세번과 초콜릿 원료의 세번이 상이하기 때문에 이를 수입하는 경우 FTA 특혜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
또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감귤초콜릿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에도 수입 원료세번이 제품세번으로 변경되기 때문에 HS 4단위 변경기준을 충족해 아세안 지역 수출시에는 원산지누적조항을 활용할 경우 부가가치 기준도 충족된다.
이에 따라 초콜릿 제품의 세번은 초콜릿원료의 세번과 상이하기 때문에 세번변경 기준을 충족하고 특정원재료의 역내산 사용규정을 지킨다면 이 모델의 적용이 가능하며 FTA가 발효중인 국가로 제품을 수출하는 경우 해당 국가에서 적용하는 FTA 특혜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 기대 효과는
세관은 무엇보다 제주 감귤산업의 새로운 활로개척이 가능하다는 것을 최대의 효과로 꼽았다. A 업체는 이 모델 적용시 국내 매출액 40억원의 15%에 상당하는 12억원 규모의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이 가능하고 감귤초콜릿 제품의 원료인 감귤의 년간 구매액도 11억 5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세관은 전망했다.
또 감귤초콜릿 제품을 넘어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전체 초콜릿 제품에 이 모델을 적용할 경우 수입원가절감, 수출단가 인하로 년간 47억원의 가격경쟁력 상승효과가 발생하고, 전국적으로 약 525억원의 수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아시아 지역의 한류열풍을 활용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실시한다면 보다 큰 수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초콜릿 수출증가에 힘입어 870여명의 고용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함께 세관은 이 모델을 확대 발전시켜 복분자, 사과, 배 등 주요 농산물로 제조한 기타제품들에 적용할 수 있는 특화된 FTA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다면 농업분야의 경쟁력 상승은 물론 FTA로 큰 피해가 예상되는 농산물 분야에서 오히려 수출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