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납부하는 지방세는 어떤 것이 있을까? 재산세, 종부세, 주민세, 도시계획세 등 그 종류도 다양하고 용어도 어렵다. 그러나 크거나 작거나 기업을 하게되면 이러한 지방세 고지서는 정기적으로 날아든다.
기업활동을 하면서 번 소득에 대해 내는 법인세 외에도 이러한 지방세에 대한 불만도 적지않은게 현실이다.
22일 경기도 안산 산업단지관리공단 서부지역본부 회의실. 지방세정에 대한 기업들의 불평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지방세정을 담당하는 행정안전부 지방세제관실에서 현장 기업들의 실질적인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이날 안산 반월공단내 중소기업 대표 20여명과 만난 자리였다.
이날 정부측 대표자로 나선 오동호 행안부 지방세제관(사진 맨 오른쪽)은 "민원들을 보니까 세법을 몰라서 세금을 더 내는 경우도 있더라"며 "세제 주무부서 국장인 저도 용어가 헛갈리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을 정도로 세법 자체가 방대하고 어렵다. 여러 가지 어려움과 개선사항을 기탄 없이 제시해 달라"고 주문했다.
탁상행정에서 벗어나 기업들의 현실적인 의견을 듣기 위해 과감한 의견제시를 주문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날카로운 지적에 지방세정 전문가들도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A 부품업체 대표는 공장증축시 겪었던 불편사례를 직접 거론하며 일선 세무공무원들의 안이함을 직설적으로 꼬집었다.
그는 "기업인들이 최고의 애국자라고 하는데 이는 세금을 꼬박꼬박 잘 내니까 그런 표현을 쓰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운을 뗀 후 "2년전에 본관에 작은 공장을 증축했는데 세금고지서가 감면이 하나도 적용이 안된 상태로 잘못 날아와서 세무사의 확인을 거쳐 시청에 가봤는데 시청공무원이 내용을 전혀 모르더라. 내가 오히려 설명을 해줘서 정정 받은 적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과세기관에서는 정확한 세금을 과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납세자가 직접 시간을 들여서 정정을 요구하는 데도 뭐 이런걸 갖고 꼬치꼬치 처리하려 하냐는 반응은 문제다. 지방세공무원도 명확하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기업 대표는 국세와 지방세의 처리방식 수준차이를 지적했다.
B 기업 대표는 "국세는 국세청 홈택스(HomeTax)를 통해 납부하고 있는데 국세완납증명이나 이런 부분도 바로 인터넷으로 무료로 발급받을 수 있지만 지방세의 위택스(WeTax)서비스는 지방세완납증명서를 발급받으려면 15만원의 인증 수수료를 은행에 지불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방세 행정의 미흡함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동호 지방세제관은 "국세청 홈택스서비스에 비해 지방세 위택스는 역사가 짧고 지역별로 다르게 돼 있는 상황이다"며 "지방세도 앞으로 인증서 문제나 완납증명 등 홈택스에 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인증수수료 문제는 인증기관과 협의해서 빨리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오 세제관은 특히 "세무공무원들이 세법을 잘 몰라서 잘못 부과하는 사례는 없도록 하겠다"며 "정부의 교육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군별로 잘못된 세금부과실적에 따라 교부세 예산에 페널티를 부여해 예산을 깎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지방세문제는 지방의 논리와 수도권의 논리가 따로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 현재 세법상의 문제를 조사하고 있고, 기본적인 방향은 규제적인 것은 되도록 풀려고 한다"며 "다만 단번에 변화를 줬을 때 발생하는 부작용을 검토해서 실천하기 위해 세법개정이 필요한 부분을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안부 지방세국은 "지방세에 대한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현장에서 꾸밈없이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현장 기업인들의 호된 꾸지람은 지방세의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위한 제도 개선에 피와 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