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청와대가 마늘 값 오른 것까지 관심 가질 때 국민 신뢰 느껴"
취임 두 달을 맞은 이명박 대통령은 25일 오후 확대비서관회의를 갖고 "지난 두 달 동안 청와대는 부자들이 모여 있나 보다 이런 인상은 줬지만, 일의 핵심을 파악해서 딱딱 할 일을 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굳히지 못했다"며 쓴 소리를 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그동안 처음이고, 총선도 있고, 재산등록도 있고 하다 보니까 집중을 해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못됐다. 이제 마음을 다 잡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며 "청와대에 들어온 사람 중에는 공직자의 자세에 대한 생각이 덜한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당면 현안 업무가 자꾸 떨어지니까 그것에 급급하기 마련"이라며 "당면 현안 업무에만 매달려서 바쁘게 돌아가다 보면 자칫 길을 잃어 목표를 잃을 수가 있다. 가장 위험한 것은 우리가 제 방향을 잃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일하는 것이 명예스럽고 괜찮겠다. 가서 일하면 좋겠다. 여기 왔다가 잘하면 다음에 좋은 자리 가는 데 도움이 되겠다. 이런 계산만 갖고 와서 일해서는 안 된다"며 "헌신, 봉사, 희생 이런 각오를 가지고 들어와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여기 부처에서 파견 나온 공무원들도 있는데, 여러분은 부처의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닌 청와대 요원"이라며 "부처 쪽 일을 맨 날 신경 쓰고, 잘 보여야 돌아가면 잘 되어 돌아간다, 이런 의식 갖고 있으면 청와대 멤버가 될 자격이 없다"고 다그쳤다.
아울러 "지난 두 달 동안 청와대는 부자들이 모여 있나 보다 이런 인상은 줬지만, 정말 기민하게, 정말 국민들이 바라는 바를, 일의 핵심을 파악해서 딱딱 할 일을 하고 있다, 아직은 이런 이미지를 굳히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에너지사용절감 관련 실내온도 제한과 같은 정책을 내 놓으면 국민들이 볼 때 현실성이 없다고 한다. 정부가 온도를 점검하러 다닐 수는 없지 않느냐"며 "청와대는 실용적인 이미지를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는 만큼, 실용적인 정책이 나와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신문 보니깐 깐마늘값이 40몇% 올랐다고 돼 있는데, 값이 왜 올랐는지, 대책은 무엇인지 이런 것을 주제로 실용적 회의를 해야 하고, 실용적 행정을 해야 한다"며 "청와대가 마늘 값 오른 것까지 관심을 가질 때 국민은 신뢰를 느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