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52개 생필품 면세 강력추진에 딴지(?)
"국제적 기준 맞게 세제 전반 개편작업 착수"
"세금 신고·납부절차 줄여 납세협력비용 절감"
최근 한나라당에서 생필품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세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가세 면세범위를 오히려 축소한다는 방침을 밝혀 주목된다.
강 장관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46회 세무사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최중경 재정부 제1차관이 대독한 축사에서 이 같이 밝혔다.
강 장관은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저세율 구조로의 전환을 추진하면서 재정수입의 안정적 확보가 가능하도록 과세기반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강 장관은 "부가가치세 면세범위를 국제적 기준에 맞춰 축소할 것"이라며 "자영업자와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소득파악률을 선진국 수준으로 제고하는 등 세원 투명성 확보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에서는 임시국회에서 라면, 식용유 등 52개 생활필수품과 기저귀, 분유 등 육아용품에 대한 부가세 면세 관련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에 비해 부가세 면세 범위가 넓은 편으로 그동안 영세율과 면세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 왔다"며 "당과 실무적으로 협의해 면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강 장관은 "1970년대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도입 으로 세제의 기본골격이 갖춰진 이후, 단기적·부분적 세제개편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조세원리나 국제적 기준에 맞지 않는 부분이 발생했다"며 "앞으로 세제 전반에 대한 개편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조세정책과 관련 "세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선진화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세제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조세감면·일몰규정을 제로베이스(Zero-base)에서 재검토하고 국세감면 한도제 등 조세감면 관리시스템을 조기에 정착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새 정부의 정책기조인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Friendly)'에 맞춰 조세정책방향도 '납세자 친화적(Taxpayer-friendly)'으로 나갈 것"이라며 "조세체계 간소화와 신고·납부절차 감축 등을 통해 납세협력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총회에는 한나라당 이한구, 이종구, 유승민 의원, 유일호 당선자, 통합민주당 강봉균, 김진표, 송영길 의원, 이용섭 당선자 등을 비롯, 한상률 국세청장, 윤영선 기획재정부 조세정책관, 오동호 행정안전부 지방세제관 등이 참석했다.
조용근 세무사회장은 인사말에서 "최고의 조세전문가단체로서의 세무사회가 선진 세제·세정으로의 변화를 이끌어내자"며 "세무사가 나눔과 섬김의 실천을 통한 사회 기여에 앞장서 나가자"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