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굿모닝신한·한국·대우·한양·한화·CJ투자증권 등…총 10곳
금감원, 다음주부터 특별검사 실시
삼성그룹의 차명계좌가 우리은행, 삼성·굿모닝신한증권 외에 하나·신한은행, 대우·한국증권 등 7개 금융회사에서도 개설된 것으로 알려져 차명계좌와 연루된 금융회사는 총 10곳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다음 주부터 이들 10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차명계좌 개설과 관련 직원의 실명확인 의무 위반에 대해 특별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금감원이 삼성특검으로부터 넘겨받은 차명계좌 자료를 분석해 분류작업을 한 결과 삼성그룹 차명계좌가 개설된 금융회사는 우리·하나·신한 등 3곳 은행과 삼성·굿모닝신한·한국·대우·한양·한화·CJ투자증권 등 7곳 증권사이다.
삼성특검에서 보내온 차명계좌는 총 1199개였지만, 2개가 중복 계산돼 실제 차명계좌는 1197개로 알려졌다. 이중 은행과 연루된 차명계좌는 10% 수준으로 대부분 증권사에서 나온 차명계좌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계좌를 개설할 때 금융회사 직원이 실명확인 의무를 제대로 지켰는지 여부를 검사할 것"이라며 "조직적으로 차명계좌 개설에 개입했는지 여부는 금감원 검사에서 밝히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직원의 실명확인 의무를 검사하면서 부수적으로 통상적인 범위 내에서 이뤄지지 않은 거래에 대해 혐의거래 보고의무 위반 여부도 조사할 수 있다"며 "일반적인 입출금거래에서도 혐의거래 보고를 위반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감원 검사에서 금융회사가 삼성그룹의 차명계좌에 대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정황을 파악해 이 돈이 본인의 돈이 맞는지, 안 맞는지를 확인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만약 금융회사가 조직적으로 삼성그룹의 차명계좌 개설에 개입했더라도 검사를 통해 확인이 안 되기 때문에 임원이 지시한 일을 그대로 처리한 일개 직원만 실명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삼성이라는 주요고객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고객이 원하는 대로 해주다보니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실명제 위반이 다른 위반보다 제재가 엄격하지만 상식적인 선에서 위규 정도에 따라 처벌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금융실명법을 위반하게 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관련 임직원에 대한 제재가 내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혐의거래 보고의무 위반도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실제 작년말 금감원은 우리은행 삼성센터 지점에 개설된 차명계좌를 조사해 금융실명법 위반과 혐의거래 보고의무 위반으로 '기관경고'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려 추후 금감원의 10곳 금융회사에 대한 처벌수위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