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세무조사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일선세무서 조사요원 2명에 대해 국세청에 정직 등 중징계를 요구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감사원은 세무·공사계약 등 취약분야와 관련한 공직비리가 끊이지 않아 공직부조리를 일벌백계하고 예방할 목적으로 감사요원 27명을 투입, 공사계약과 세무관련 비리정보를 조사·확인하는 감사결과를 13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중부지방국세청의 K세무서 7급 직원은 지난 2005년 고양시에 사는 A씨에 대한 증여세조사업무를 배정 받았다.
A씨가 죽은 동생에게 빌린 돈에 대해 증여재산가액이 적정했는지 확인하는 것도 당연히 그의 업무에 포함됐다.
조사과정에서 A씨가 빌린 7억원에 이자율을 곱해 계산한 1억7800여만원을 그대로 인정했다면 아무 탈도 없게되는 상황.
그러나 그는 자진신고내용대로 증여세를 징수결정하지 않고 평소 잘 아는 세무사로부터 "A씨가 동생에게 빌린 돈이 7억원이지만 제수씨가 음식점을 낼 때 3억5000만원을 부담했다"는 말만 듣고, 아무런 증빙도 없이 세무사 말대로 일을 처리한 것.
그는 빌린 돈 3억5000만원에 이자율을 곱한 7900여만원만 증여재산가액으로 보고 조사를 종결해 관리자들의 결재를 차례로 받아, 결과적으로 증여세 2400여만원을 덜 걷게 됐다는 것이 감사원의 지적이다.
특히 그는 문제의 세무사로부터 세무사사무실에서 세무업무를 잘 처리해준 명목 등으로 현금 100만원을 받은 사실도 감사과정에서 확인, 공무원법 위반에 따른 정직처분을 요구하게 됐다는 것이 감사원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부산국세청 관내 한 세무서 7급 조사요원은 세무조사과정에서 제대로 된 진술을 받아놓고도, 세금을 낮춰달라는 부탁에 맘 좋게 세금을 줄여준 것이 화근이 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05년 "부산지역 빌딩소유자인 B씨가 임대수입을 축소신고해서 탈세하고 있다"는 제보에 따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과정에서 그는 B씨로부터 건물에 입주한 학원과 매월 임대료 1845만원과 관리비 522만원 그리고 별도의 부가가치세를 받는 조건으로 임대 계약했다는 진술을 듣고, 진술대로 매월 2500만원 가량의 임대수입이 입금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그는 B씨로부터 "추징세액을 낮추어 달라"는 부탁을 받고 학원에서 실제 받은 임대료 1845만원보다도 500만원이나 적은 1345만원만 월 임대료 수입으로 인정, 결과적으로 세금 2184만원을 덜 추징했다는 것이 감사원의 지적이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 "이 조사요원은 조사결과를 주소지 관할세무서에 소득세 과세자료로 통보조차 하지 않아 조사로 확정된 부가가치세와 소득세 계 7094만원이 납부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국세청장에게 징계할 것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