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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불투명성이나 불확실성을 근거로 외국인들이 한국의 주가를 실제가치보다 낮게 평가하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행정상에도 있는 걸까요. 허용석 관세청장은 21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관세행정에 디스카운트가 있다"며 관세청이 실력(?)보다 훨씬 저평가 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
허 청장은 "똑같은 비용과 기술을 들였지만 한국이 만들면 제대로 가격을 인정받지 못하는 총체적인 디스카운트가 있었다"고 운을 뗀 후 "기획재정부에 있다가 관세청에 와보니까 재정부에서는 보도자료를 내면 반영이 잘되는데 관세청에서는 보도자료를 내더라도 (언론에서) 잘 안 받아주는 게 있더라"고 털어놨습니다.
재정부 세제실장에서 새 정부 첫 관세청장으로 부임하면서 기관장이라는 높은자리에 올랐지만 생각보다 낮은(?) 관세청의 영향력을 스스로 체감하고 있다는 솔직한 발언이었습니다.
사실 관세청은 지난 2005∼2006년 2년 연속 정부업무평가 종합1위, 행정기관 최초 전사적 SIO9001 획득, 세계관세국 지재권보호 최우수국 선정 등 행정역량 상 어느 부처에도 뒤지지 않는 기관임을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FTA교역확대 등으로 최근에는 세수적인 측면보다는 통관서비스 기관이라는 업무영역이 강조되고, 또 그만큼 국세청과 같이 세금을 걷는 권력기관이라기 보다는 서비스기관이라는 점에서 대외적인 영향력이 적어진 것은 자타가 인정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허용석 청장은 이런 것을 실제능력보다 저평가 되고 있는 '관세청 디스카운트'로 평가하고 적극적인 홍보를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허 청장 취임이후 관세청의 홍보를 전담하고 있는 대변인실(옛 공보관실)은 관세청의 주요 부서인 심사·조사·통관 등 그 어느 부서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방기자들과도 수시로 간담회를 갖고 주말에도 언론 홍보계획을 수립하는 등 말 그대로 '월화수목금금금'의 일정을 보내고 있습니다.
또 과거에는 일정을 잘 알리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보도자료로 배포하지도 않았던 청장의 일선세관순시모습은 사전예고부터 '현장중계'까지 생생하게 자료로 언론사들에게 배포되고 있습니다. 허 청장이 그만큼 홍보를 중요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허 청장은 이날 중소기업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도 기업의 의견청취는 물론 관세행정을 알리는데도 주력했습니다.
특히 이날 오찬 메뉴였던 초밥도시락(1인분 2만5000원 상당)은 강연을 듣는 중소기업중앙회가 아닌 관세청에서 제공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통상 기관장 강연 때 해당 단체에서 식사를 제공하던 선례와는 사뭇 다른 부분이었습니다.
참석한 기업대표들도 이 작은 정성에 감동했는지 칭찬을 쏟아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허 청장의 설명 후 질의응답을 식사시간 중에 자연스럽게 하게 됐는데 그러다보니 여러명의 질문에 혼자 답변을 하던 허 청장은 참석자들이 모두 식사를 마칠때까지 초밥 한 점 손에 대지 못하고 행사장을 나와야했습니다.
오찬간담회에서 본인이 제공한 점심을 손도 대지 못할 정도로 열성적인 홍보를 하고 있는 허 청장이 관세청의 '디스카운트'를 얼마나 줄여나갈지 지켜보면 재미있을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