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산업은행이 내년 5월 주식시장에 상장될 전망이다. 내년 초에는 상장에 앞서 산은지주회사의 정부 지분 일부가 매각된다.
금융위원회는 8일 산업은행 민영화를 위해 이 같은 단계적 지분 매각과 상장 일정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내년 1~2월 산은지주회사 정부 지분 100% 가운데 10~15%를 먼저 매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 때 국내 투자자에게도 기회를 주겠지만 국제적 투자은행(IB)에 팔면 산업은행 민영화에 대한 국제 금융계의 관심도 끌고 몸값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와 관련해 이달 중순에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싱가포르 등에서 산업은행 민영화에 대한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금융위는 준비 기간을 감안해 내년 5월, 늦어도 6월에는 산은지주회사를 상장한 뒤 정부 지분 49%를 2010년까지 매각하고 현 정부의 임기 안에 민영화를 끝낼 예정이다.
금융위는 상장 때 국내외 기관투자가와 일반인을 상대로 공모도 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모 규모를 얼마로 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여러 투자자에게 참여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지주회사를 인수할 수 있는 대상에서 대기업그룹과 투기자본은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한국언론재단 초청 강연에서 "재벌이 산업은행을 갖는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며 "외환은행처럼 부득이하게 단기성 투기자본에 산업은행을 넘기는 전철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상장 이후 매각되는 산은지주회사 지분 인수에 연기금이나 일부 외국계 또는 국내 금융기관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민영화되는 우리금융지주나 기업은행이 산업은행과 합치는 길도 열어놓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의 계획대로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를 제한하는 금산분리 규제가 일부 풀리더라도 연기금을 제외한 대기업들은 산은지주회사 인수 기회를 갖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우리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의 정부 지분 가운데 51% 초과 지분의 일부를 팔기 시작해 2010~2011년에는 민영화를 마무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