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브로커 김홍수 씨로부터 사건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조관행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차한성 대법관)는 2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조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증인이나 참고인의 증언ㆍ진술의 일부가 허위라고 해서 나머지 증언ㆍ진술을 모두 배척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특가법상 알선수재죄는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을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금품 등을 수수함으로써 성립한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실제 알선 행위를 했는지는 범죄 성립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보석 사건에 관한 알선 대가로 가구를 받았다는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조 씨는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2002년께 일산 신축건물의 가처분 결정 처리와 관련해 1천500만원을 받는 등 사건 청탁 대가로 1억2천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심에서는 500만원을 받은 혐의와 식탁과 소파 등 1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 등이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의 실형에 추징금 500만원이 선고됐으나 항소심에서는 식탁과 소파를 받은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또 부장검사 재직 때인 2005년 4∼6월 김홍수씨로부터 1천400만원을 받고 3건의 형사사건 청탁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불구속 기소된 박모 변호사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8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1심에서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추징금 700만원이 선고됐었으며 항소심에서는 김씨로부터 받았던 100만원권 자기앞수표 1장에 대해 추가로 대가성이 인정돼 추징금이 800만원으로 늘었다.
한편 대법원 1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김홍수 씨로부터 로비자금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기소된 전직 국회의원 보좌관 김모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확정했다.
그는 2004년 12월∼2005년 6월 김홍수씨로부터 "산업은행이 보유한 하이닉스 출자전환 주식 1천만주를 편법 인수할 수 있게 힘써달라"는 청탁과 함께 6억3천5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1ㆍ2심에서 모두 무죄가 선고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