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공사 편의 봐주겠다'며 돈 요구
공기업 간부가 공사 수주를 미끼로 관련 업체들로부터 상습적으로 금품을 뜯어오다 덜미를 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30일 아파트 난방공사를 수주하도록 해주겠다며 관련 업체들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한국지역난방공사 간부 이모(45)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04년 6월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의 한 병원 앞길에 주차된 자신의 승용차에서 난방전환공사 시공 업체인 H업체 차장 고모씨를 만나 "준공검사 등을 쉽게 해주고 나중에 다른 아파트 난방공사도 수주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현금 5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또 지난 2004년 12월 9일 오후 7시께 용인시의 한 일식집에서 K업체 회장 홍모씨를 만나 `아파트 난방공사에서 편의를 봐주겠다'며 쇼핑백에 든 현금 1천만원을 받는 등 2004년 5월께부터 2005년 1월 중순께까지 두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모두 16차례에 걸쳐 6천14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일선 지사 영업과장으로 근무하면서 해당 지역 아파트 난방전환공사 시공업체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난방전환공사를 하려면 내가 근무하고 있는 한국지역난방공사에서 열 공급계약 및 열사용 승인을 해줘야 공사를 할 수 있다"며 직접 업체 관계자들에게 접근해 H업체에서 8천만원의 금품을, K사에서 4천여만원을 노골적으로 요구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씨는 수사기관에 발각될 것을 우려해 금품이 1천만원 이상의 거액인 경우 업체 관계자를 직접 만나 현금으로 받거나 차명계좌를 이용하고 계좌이체시에는 송금자를 개인 이름으로 하도록 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특히 금품을 받기 위해 직접 업체까지 찾아가거나 카드 대금을 대납시키기도 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