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세무서의 업무지원팀장은 한 가정의 어머니와도 같은 존재다. 세무서 총무과장을 보좌하며 안방마님 역할을 수행하는 업무지원팀장은 세무서내 숟가락 개수 파악부터 서내 모든 살림을 도맡아 꾸려 나가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무를 깔끔하게 처리해도 흔적은 남지 않는 자리, 그렇다고 밖으로 티를 내며 업무를 처리할 수도 없는, 어찌보면 외롭고 고달픈 자리가 일선 세무서 업무지원팀장 자리다.
그러나 누군가 자신의 존재를 인정해 주지 않더라도 맡은바 직분을 묵묵히 수행하며 서내 업무환경 개선과 각종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해 종사직원들은 물론 납세자들로부터 ‘일꾼’으로 일컬어지는 베테랑 세무공무원. 1978년 공직생활을 시작해 올해로 만 30년을 맞는 군산세무서 한상민 업무지원팀장이 그 주인공이다.
한 팀장은 본인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에서 공직생활 30주년을 맞이하게 돼 감회도 새롭지만, 평소 품어 왔던 많은 생각과 가치를 고향인 ‘군산’에서 펼칠 수 있게 돼 무엇보다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세무서가 본연의 국세 부과 징수활동을 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이지만, 지역사회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중요도를 강조하는 최근 국세청 분위기가 너무 반갑다는 한 팀장은 요즘 무엇을 해도 즐겁기만 하다.
사회공헌활동이 이슈화되기 전인 2007년 2월 업무지원팀장에 부임한 한 팀장은 관내 노숙자 및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사랑의 밥퍼행사’에 매월 정기적으로 동참하고 불우아동시설의 어린이들을 세무서로 초청해 식사를 제공하는 등 각종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 군산세무서 자원봉사단체인 ‘나눔회’를 활성화하여 자매결연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급식비 지원은 물론 사회 소외계층 복지시설에 매월 정액후원하는 등 사회의 어두운 곳에 따뜻한 세정을 펼치기 위해 잠시도 쉬지 않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 다녔다.
하지만, 이런 바쁜 와중에도 한 팀장에게는 부임 당시부터 하나의 고민거리가 생겼다.
예전부터 늘 마음에 두었던 일 이기는 하지만, 예산문제로 선뜻 나설 수 없었던 청사환경 조성을 통한 종사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책 마련이다.
한 팀장은 10여년 전과 비교해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세무서 근무환경에서 일방적으로 직원들에게 업무성과와 친절을 강요하는 것은 너무 억지스럽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한 팀장은 청사환경 개선을 위한 예산배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몇 번의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그러나 본청 및 지방청 담당자를 끈질기게 설득하여 모든 공사진행에 어려움이 없도록 예산확보에 성공, 지난 한해 동안 노후화 된 군산세무서 환경을 180도 탈바꿈 시켰다.
사무실내 낡은 케비넷을 들어내고 그 자리에 ‘나무사물함’을 설치해 산뜻함을 더했으며, 민원실을 비롯해 모든 사무공간을 리모델링을 통해 현대식으로 개조했다. 또 시내 변두리에 자리한 청사 위치상 구내식당 이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17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노후화 된 주방시설과 파행적인 운영으로 원성을 샀던 구내식당의 운영 및 내부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 직원들의 업무만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한 팀장의 이런 노력은 지난해 군산세무서가 광주청 전화친절도 점검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틀을 마련했으며, 개인적으로는 직원다면평가에서 당당히 1위에 오르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한 팀장의 업무추진력을 지켜본 종사직원들은 그녀를 군산세무서의 ‘일꾼’, ‘작은 여장부’라 칭한다. 또 당시 청사 리모델링 공사를 담당했던 업체직원들은 원칙을 앞세워 감독하고 조금이라도 허술한 부분이 보이면 재시공을 명하는 한 팀장을 ‘짠순이’라고 부르며 혀를 내둘렀다는 일화도 회자되고 있다.
한 팀장은 “남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예요. 저에게 주어진 업무지원팀장이란 자리에서 제가 직원뿐 아니라 납세자, 지역주민에 이르기까지 최선을 다해 도와 드리고 싶습니다”며 환한게 웃었다.
한 팀장은 납세자들을 최일선에서 접하며 ‘섬김의 리더십’이 무엇인지 작지만 소박한 실천을 통해 보여주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