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직원들 사이에서는 특히 이 前청장의 이번 사건이 "세무조사 무마 등과 얽힌 기존의 사건들과는 다르다. 이주성씨 개인적인 치부일 뿐"이라며 "사건이 국세청 현직 간부들에게까지 미치지는 않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분위기가 대세입니다.
13일 증거인멸의 우려를 이유로 전격 구속된 이 前청장은 프라임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시도하던 2005년 11월 건설업자 기세도씨의 소개로 만난 프라임그룹 백종헌 회장으로부터 도움청탁과 함께 19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건네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사실 이 前청장은 이번 사건을 빼고도 작년 1월부터 무려 3번이나 검찰에 갖가지 범죄혐의가 포착돼 검찰소환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前청장을 오늘 구속한 서울서부지검은 작년 1월 삼주산업(옛 그레이스백화점) 회장 김흥주씨 로비의혹에 대한 수사를 벌이면서 김흥주씨 로비의혹과 관련해 참고인으로 이주성씨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검찰수사의 초점은 지난 2001년 이 前청장이 서울국세청 조사국장 당시 국세청 직원 도박현장에 대한 총리실 조사를 김흥주씨가 무마해줬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검찰은 "이 前청장이 국장 시절이던 2001년 서울 강남 룸살롱에서 당시 국세청 과장, 술집업자로 보이는 사람 한 명과 함께 술을 마시다 국무총리실 암행감찰반에 적발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강한 수사의욕을 보였지만, 이 前청장 구속에는 실패했습니다.
이어 불거진 것이 신성해운 사건입니다. 지난 8월 이 前청장은 신성해운 세무조사와 관련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조사를 받았지만 검찰이 실체를 밝혀내지 못해 또 무혐의로 풀려났습니다.
이후 세 번째 불거진 사건은 룸싸롱을 통해 이 前청장이 거액의 뭉칫돈을 받았다는 혐의입니다. 강남에 위치한 룸싸롱 3곳에서 이 前청장의 차명계좌로 뭉칫돈이 흘러온 것을 검찰이 발견하고 수사를 벌였지만 이 때도 이 前청장은 당당히 무혐의로 사건을 넘겼습니다.
무려 3차례 검찰이 이 前청장을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수사를 벌였지만 실체를 밝혀내지 못해 번번이 풀어주게 됐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다 이번에 4번만에 구속되게 된 것입니다.
어쨌거나 현직 국세청장이었던 전군표씨의 구속에 이어 '막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이주성씨의 구속소식에 국세청 직원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전군표 전 청장의 구속으로 바닥으로 추락한 국민신뢰를 이제 조금 회복해 가는 터에 터진 대형사건으로 또다시 국민신뢰가 곤두박질 칠 것이라는 예감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