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현안 보고에서 국제금융파트를 맡고 있는 기획재정부가 금융위원회의 국내금융 영역을 침해하고 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최근 정치권에서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국내 금융감독 개편론이 부상하면서 금융위가 자칫 소관기관에서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최근 재정부 장.차관이 금융위를 산하기관처럼 대하며 월권행위를 하고 있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재정부가 불러도, 정무위가 회의를 소집해도 모두 가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만수 장관이 지난달 6일 시중은행장들을 불러 외화유동성을 위한 자구노력을 촉구하고 지난 11일에는 김동수 차관이 중소기업을 지원하지 않는 은행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말한 것 등을 권한남용 사례로 꼽았다.
김 의원은 이어 "금융위원장이 은행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목소리를 분명히 내야 하고 기획재정부 장.차관을 불러 시정을 요구하는 정무위 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다.
같은 당 이석현 의원도 "요즘 기획재정위가 자기 소관도 아닌데 금융위를 너무 자주 불러 보고를 받고 있다"며 "금융위가 업무를 할 시간을 주도록 재정위와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나라당 소속인 김영선 정무위원장은 "관치금융에서 민간.자율금융으로 나가도록 재정부와 금융위가 분리됐다"며 "기본적인 경제흐름과 역행하는 조치에 대해 의원들의 의견을 전하고 위원회가 제 역할에 충실하도록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당 이성헌 의원은 "지금 같은 비상사태에서는 금융위와 재정부가 공조하는 것이 옳다"면서 "상임위별로 자기 피감기관을 감싸려는 것으로 인식되면 국민들에게 실망을 줄 수 있다"고 '온도차'를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