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원짜리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1주택자 A씨는 지난 13일 헌법재판소의 종부세 일부 위헌 결정(세대별 합산 '위헌', 1주택자 과세 '헌법불합치')을 보고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당장 종부세 과세체계가 세대별 합산이 아닌 인별 합산으로 전환되더라도 종부세를 피할 수 없지만 주택을 부인과 절반씩 공동명의로 바꾸면 과표가 5억원으로 축소, 종부세 회피가 가능하다는 언론보도를 접했기 때문이다.
A씨는 부인과 상의해 주택을 공동명의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A씨의 경우처럼 주택을 부인과 공동명의로 바꾸는 것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종부세도 피하고, 증여세(부부간 증여 6억원 비과세)문제도 없지만, 취득세와 등록세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 20만원 피하려다 2000만원 맞을 수도= A씨처럼 10억원 주택을 본인 명의로 갖고 있는 경우 올해 종부세 260만원 가량을 납부해야 한다. 종부세액의 20%인 농어촌특별세까지 합하면 312만원 정도의 세금을 내야한다.
올해 종부세는 A씨가 지금 주택을 부부공동명의로 변경해도 내야 한다. 과세기준일이 지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A씨가 부인에게 5억원을 증여하는 방식으로 주택을 공동명의로 변경하게 되면, 내년부터는 종부세 과세 기준에 미달해 종부세 부담이 없다. 또한 부부간 증여가 6억원까지 비과세되는 점을 감안하면 증여세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복병'인 취득세와 등록세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공동명의로 변경할 경우 부인은 5억원에 대한 취득세(2%)와 등록세(2%) 등 20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만약 올해 정부의 종부세 완화 방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A씨의 내년도 종부세는 20만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결과적으로 종부세 20만원을 피하려다가 취·등록세 2000만원을 내게 되는 셈이다.
혹여 취득세와 등록세를 통합하는 지방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 시행된 후에 부부공동명의 변경을 한다고 해도 1000만원의 취득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차라리 20만원의 종부세를 여러 번 내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라고 하겠다.
이에 따라 A씨의 경우처럼 본인명의로만 주택을 갖고 있는 경우 내년에 내야 할 종부세와 증여세 비과세 여부, 취·등록세를 따져 부부공동명의 변경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정부에서는 헌재의 종부세 일부 위헌 결정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 폐지, 재산세로 전환"하는 방침을 바꾸지 않은 만큼, 현 정권이 끝나기 전에 종부세가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부부공동명의 변경을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대상 중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