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과 절세전략]
성인이 되면 누구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며 남녀가 결합을 한다. 그러나 행복을 기대하고 한 결혼도 3쌍 중 1쌍은 이혼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이혼의 실태는 매주 금요일 저녁 SBS TV에서 부부의 갈등을 소재로 방영되고 있는「사랑과 전쟁」이라는 프로그램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시청자에게 이혼의 찬성과 반대의 의견을 받아서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데, 이혼을 찬성하는 의견이 점점 증가되는 추세여서 더욱 안타깝게 생각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부부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없어서 이혼을 하더라도 세금문제에 대해서는 지혜롭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부부가 이혼을 하게 되면 위자료를 지급하거나 재산분할청구권에 의하여 재산을 분할하게 되는데, 그 중 위자료는 불법행위나 기타의 불법을 원인으로 피해자가 입은 고통·충격·절망 등의 정신적 피해를 금전으로 배상해 주는 것을 말한다. 혼인의 무효나 취소, 재판상의 이혼 그 밖에 사실혼 관계를 부당하게 파탄시킨 경우에 위자료 청구권이 인정된다.
이러한 위자료는 정신적 또는 재산상 손해배상의 대가로 받게 되므로 조세포탈의 목적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증여세가 과세되지 아니한다. 다만 부동산과 같은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재산으로 위자료를 주는 경우에는 대물변제에 해당되어 그 지급자는 양도소득세 납세의무가 있다.
재산분할청구권은 부부가 혼인 중에 취득한 재산이 부부 중의 한 사람 명의로 되어 있는 경우에 이혼하게 되면 생활공동체가 해체되므로 재산관계의 청산이 필요하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가사노동을 하게 되어 혼인생활의 기여도가 잘 반영되지 아니하게 되며, 이 때 경제적 약자인 여자는 이혼 후의 생활을 염려하여 경제적 강자인 남자의 부당한 대우를 그대로 수용하는 실정이어서 혼인관계의 자유와 평등을 해한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1991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민법에서는 부부의 재산권에 대하여 혼인 전의 남녀가 재산관계에 관한 별도의 계약을 체결한 바 없으면 법정재산제에 따라 재산의 귀속을 정하게 되는 부부별산제를 취하고 있다. 즉 부부의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 특유재산으로 하고, 부부의 누구에게 속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은 재산은 부부의 공유로 추정한다.
이 경우에 특유재산은 부부 각자 관리·사용·수익한다고 함으로써 혼인 중 취득한 재산에 대해 부부 각자가 그 명의의 재산을 소유·관리하게 하고 있다.
따라서 부부가 이혼을 하면서 재산을 형식적인 명의자에게 귀속시키는 것은 경제적 약자에게 부당하게 될 수 있으므로 쌍방의 기여도에 따라 공평하게 분배하자고 하는 것이 재산분할의 본질이다.
이러한 재산분할에 대하여 과거에는 배우자 상속공제액 초과분에 대해서 증여세를 과세한 적도 있었으나 지금은 재산분할청구권을 행사하여 취득한 재산에 대해서는 이를 증여로 보지 아니하고 있다. 그러나 재산분할청구권에 의하여 취득한 재산에 대해서 당장은 증여로 보지 않지만 추후 양도시점에서는 지급자의 취득시기로 소급하여 양도소득세가 과세된다.
예를 들어 처가 재산분할청구권에 의하여 남편으로부터 재산을 이전받은 경우에 처와 남편은 각각 증여세와 양도소득세에 대한 납세의무가 발생하지 아니한다.
그렇지만 처가 당해 재산을 처분하는 시점에는 양도소득세가 과세되는데, 이 때 적용되는 취득가액은 남편이 당해 부동산을 취득한 가액으로 적용한다. 이럴 때에는 차라리 증여에 의하여 이전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증여세를 과세할 때 거주자가 배우자로부터 재산을 증여받은 경우에 공제하는 증여재산공제는 2008년부터 6억원까지 공제 받을 수 있도록 상향조정되었다. 증여세의 과세는 동일인으로부터 10년 이내에 증여받은 재산이 있는 경우에는 합산하여 과세하므로 배우자로부터 받은 다른 증여재산이 없는 경우에는 6억원까지는 증여세 부담이 없다.
이 경우에 고려할 점은 당해 증여받은 재산을 증여받은 날로부터 5년 이내에 양도하면 배우자 이월과세가 적용되어 증여자에게 양도소득세가 과세될 수 있으므로 5년이 경과한 후에 양도하여야 한다.
따라서 부부가 이혼을 하는 경우에 6억원 이하의 재산을 위자료로 지급하거나 재산분할청구권에 의하여 이전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증여에 의하여 재산을 이전하면 증여자에게는 양도소득세 과세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수증자에게는 취득시기가 소급되지 아니한다.
반면에 6억원 이상의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재산을 배우자에게 위자료로 지급하는 경우에도 배우자로 하여금 재산분할청구권을 행사하도록 하여 지급하는 것이 절세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조세포탈의 목적으로 위자료 및 재산분할청구권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는 경우에는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
김완일 세무사 : 국세청 근무, 국세공무원교육원 비상장주식평가 담당강사, 세무법인 가나 부설 주식평가연구원장(현)
